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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씨 취재의 포토라인(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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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씨 취재의 포토라인(장명수 칼럼)

입력
199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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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노태우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광경을 TV로 지켜 봤다는 한 독자가 신문사에 전화를 걸고 이렇게 말했다.『비리의혹을 받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예우가 지나쳤다고 비판적으로 쓴 신문들이 있던데, 사실은 기자들도 노태우씨를 특별예우하지 않았습니까. 연희동 노씨자택 골목과 대검청사 현관에 포토라인을 설치하여 무질서한 근접취재를 자제한 것은 참 잘했다고 봅니다. 검찰에 유명인이 출두할 때마다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몸싸움을 하는 것이 늘 보기 딱했는데, 앞으로는 일반인을 취재할 때도 그런 관행이 자리잡혔으면 합니다』

그의 지적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검찰에 출두하는 유명인이나 큰 사건의 관련자들은 기자들의 포위망을 뚫는 것이 무엇보다 괴로웠을 것이다. 자동차에서 내려 청사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거리로는 불과 이삼십미터밖에 안되지만, 정신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질문공세와 육박전을 견딘다는 것은 가위눌리는 악몽일 것이다.

93년 1월 검찰에 출두한 정주영씨는 기자들의 카메라에 부딪쳐 이마와 코에 피가 흐르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때 그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후 선거법위반등의 혐의로 궁지에 몰려 있었는데, 상처입은 이마에 반창고를 붙인 재벌총수의 모습이 동정을 불러 일으켰고, 기자들 사이에서도 포토라인을 설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었으나 흐지부지됐다.

뉴스의 인물에 접근하여 한마디라도 더 듣고, 남보다 더 생생한 표정을 카메라로 잡겠다는 기자들의 욕심은 직업의식 그 자체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막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검찰 법원 공항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재경쟁은 때때로 너무 격렬하여 저러다가 누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 지기도 한다. 사건의 중요도에 걸맞지 않는 과잉경쟁이 벌어져 어이가 없는 때도 있다.

이번에 연희동과 대검찰청에 설치된 포토라인은 경찰과 언론의 협조로 잘 지켜졌는데, 전직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불상사속에서도 그 질서있는 취재광경을 눈여겨 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언론은 주목해야 한다. 전직대통령의 검찰출두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중대한 사건에서 취재기자들이 포토라인을 지킬 수 있었다면, 다른 사건에서 못지킬 이유가 없다. 전직대통령이기에 그같은 예우를 했다면,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에게도 평등해야 한다. 앞으로 재벌총수들이 줄줄이 연행될때도 포토라인을 설정했으면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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