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상 거칠땐 커미션 최고 45%도/상당액수는 구매국 실력자 몫으로/미제 무기 의존 아주·중동 “주요 타깃”군수업체가 개입된 거래에는 마약거래보다 덩치가 훨씬 큰 검은 돈이 오고간다. 흔히 바늘과 실의 관계로 비유될 만큼 대부분의 무기거래 과정에는 천문학적인 커미션과 각종 뇌물이 따른다는게 군수업계의 정설이다.
이같은 이유때문에 무기거래과정은 철저히 흑막에 싸여 있다. 군수업체가 관여한 거래중 검은돈 흐름의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난 대표적 사건이 바로 지난 76년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일본총리를 몰락시킨 록히드사건이다. 거래품목은 비록 무기가 아닌 여객기였지만 전형적인 군수업체의 「검은 거래」 양태였다. 록히드 도쿄(동경)지사가 여객기 트라이스타를 전일공에 팔기 위해 일본 정계 막후의 거물 고다마 요시오(아옥예사부)와 마루베니(환홍)상사회장, 전일공사장등을 통해 5억엔 상당의 돈을 다나카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층에게 뿌렸던 것이다. 지난달 빌리 클라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사임한 것도 방산업체와의 「검은 거래」때문이었다. 그는 88년 벨기에 사회당 경제장관 재임시 이탈리아 방산업체인 아구스타사로부터 140만달러를 받고 40대의 헬기를 구입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기거래에는 정부간 직접거래방식과 무기생산업체가 타국정부와 직접 계약을 맺는 상용방식 두가지가 있다. 후자의 경우에 부정자금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한국의 F16전투기 도입도 상용방식을 취했다. 상용방식거래의 경우 군수산업체가 무기를 팔려는 대상국에 우선 현지지사를 세운다. 이어 오퍼상이라는 컨설턴트들과 로비계약을 맺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키 위해 기술이전등 구미가 당기는 조건을 제시한다. 결정순간이 다가오면서 각종 친분과 경로를 이용해 뇌물이 제공된다.
무기중개상을 중간에 걸치기도 한다. 정부가 개입하기 껄끄러운 경우인데 이 경우는 커미션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동 무기상의 대부격인 카쇼기는 26세때 록히드사의 대리인으로 무기세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이집트 대학시절 후세인 요르단국왕과, 미스탠퍼드 유학때 사우디왕족과 교분을 쌓는등 각국정부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계약성사시 무기중개상이 차지하는 커미션만도 10%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계 여성 무기상 유타 지몬은 영국 BBC와 일본 아사히TV가 공동제작한 「무기와 인간」에서 『무기상이 차지하는 수수료는 실제로는 거래액의 25%정도다. 최고기록은 45%였다. 물론 커미션중 상당부분은 다시 구매국의 정부고관 왕족 배후실력자 주머니로 흘러들어간다』고 말했다. 구매자측에 리베이트로 떼어주는 몫이 관행상 3∼5%이기 때문에 무기중개상의 커미션 액수가 클수록 구매자측의 실력자들에게 뿌려지는 「검은 돈」의 규모도 커지기 마련이다.
무기거래스캔들에 이름이 오르내린 군수업체는 록히드 맥도널더글러스 제너럴다이내믹스사등 미업체가 대부분이다. 미제무기에 대폭 의존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타이완 한국 말레이시아등 아시아국가들이 무기거래스캔들이 터질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냉전종식후에도 무기구입에 열심이며 대부분 개발독재형 국가들이다. 각국의 국방비감축으로 한파가 계속되는데다 무기판매를 합리화할 이념이 사라지면서 방산업체들의 생존몸부림도 필사적이다. 그래서 무기상들에게 더 많은 더 은밀한 부탁과 함께 검은돈의 흐름도 끊이지 않고 있다.<조상욱 기자>조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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