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역시 뭔가있다” 공세강화/「국가의 불행·장래」 발언 여사정의식 분석/YS 「한푼도 안받았다」도 사전입막음 판단지난 1일 검찰의 노태우 전대통령 소환조사결과는 야권이 그동안 6공비자금과 관련해 갖고 있던 의구심만 더욱 증폭시켰다. 야권은 특히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는 커녕 「확신」수준으로 만들어놓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야권은 검찰이 현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이 문제를 충분히 밝혀내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대로 노씨가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검찰도 그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야권은 일제히 『뭔가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김대통령을 집중 겨냥하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은 김대중국민회의총재까지 겨냥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야권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노씨가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국가의 불행을 막고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 답변할 수 없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국민회의측은 『노씨가 말한 「국가의 불행과 장래」는 곧 김대통령과 노씨 자신의 불행, 장래를 뜻하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시 말해 노씨는 『내가 대선자금부분을 공개하면 김대통령이 곤경에 빠질 수 있고 그 여파가 나 자신에게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 공개를 거부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민회의 일각에선 『노씨가 나라의 「장래」까지 걱정한 것은 김대통령에게 흘러간 대선자금규모가 여권핵심부의 위상에 치명적일만큼 큰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김대통령이 미리 「내 손으로는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언급한 상황에서 권력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노씨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에서는 『김대통령부분뿐 아니라 야당후보에 대한 지원도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시인한 20억원수준을 넘기때문에 노씨가 불행운운한 게 아니냐』고 해석했다.
야권은 이런 맥락에서 노씨가 정당운영자금등 다른 정치자금내역을 밝히지 않은 이유도 『김대통령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민자당대표로 있던 김대통령이 미리 「당자금에 관여한 일이 없다」고 못박은 것은 사실상 노씨에게 입을 열지말라는 경고메시지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씨가 총재로 있을 때 당대표로서 선거를 두번이나 치렀던 김대통령이 당자금을 모른다고 한 것은 노씨의 공개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의도』라고 비난했다.
반면 한 민주당의원은 『노씨가 3당합당을 하면서 김대통령과 김종필자민련총재에게 상당액의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있다』며 『노씨가 이를 의식하고 있는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따라서 검찰의 노씨조사결과는 야권의 대여공세에 또다른 빌미를 제공했으며 독자적인 「YS대선자금 실체추적」작업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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