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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검찰 소환­다시쓰는 검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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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검찰 소환­다시쓰는 검찰사

입력
199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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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1일 성역은 무너졌다/검찰 거듭나기 기회와 도전의 날/온국민 쏠린 기대에 비장함성역은 무너졌다. 1일은 검찰사상 다시 맞기 힘든 「기회」이면서 「도전」의 날이었다. 노태우 전대통령에게나 검찰에게나 가장 긴 하루였던 이날은 검찰사가 다시 기록될 날이었다.

전국민의 눈과 귀가 온통 쏠린 대검청사. 때이르게 찾아온 희미한 눈발은 청사주변의 팽팽한 긴장감을 더욱 얼어붙게 하는 것 같았다. 전직대통령은 자신이 신축을 지시했던 검찰청사에, 자신이 조성했던 「검찰공화국」의 핵심부에 피조사인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이날 노씨를 맞는 검찰 수뇌부의 분위기는 의외로 담담했다. 수뇌부는 물론 평검사까지 「법대로 처리할 뿐」이라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담담한 표정 너머로 검찰은 이날의 특별한 의미를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권력의 보호막으로 성장해온 과거의 멍에를 씻느냐」「아니면 권력의 굴레에서 결국 벗어나지 못하느냐」 이날 검찰이 맞은 기회와 도전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검찰을 키운 최고통치자를 정면으로 겨눈 사정의 칼날에 달리게 됐다.

노씨의 소환을 지켜본 대검의 한 젊은 검사는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과거 정치지도자 개인에 대한 단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오랜 관행이었던 정경유착의 뿌리와 잘못된 정치자금의 관행을 파헤쳐 사법적 정의를 검찰이 새롭게 정립하는 기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검청사의 표정은 한마디로 「정중동」이었다. 국민의 시선과 기대를 짊어진 무거운 어깨 위로 수사 결과에 따라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회오리를 대비하는 듯 오히려 평소보다 조용했다. 대검의 한 직원은 『마치 태풍의 핵에 앉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검사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그 표정은 성역을 무너뜨렸다는 자신감보다는 무너진 성역 앞에 검찰이 어떻게 서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뇌처럼 보였다.<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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