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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내일 대국민사과 발표/노씨 검찰소환­재계 대응·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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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내일 대국민사과 발표/노씨 검찰소환­재계 대응·표정

입력
199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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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경제계중진회의 열어 대책 논의/“정경유착 단절계기로” 자정결의방침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오는 3일 상오 30대그룹총수등 회장단과 재계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제계중진회의를 열어 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재계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노씨사건이 몰고온 파장과 수습책을 논의한뒤 대국민사과를 담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정경유착단절의지를 재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또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데 대한 재계차원의 반성과 도덕경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정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미국에 체류중인 최종현 회장이 소집한 이번 회의에는 정세영 현대 이건희 삼성 김우중 대우 구본무 LG그룹회장 등 30대그룹총수 대부분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씨의 비자금파문이 일어난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에서 우려의 눈으로 사태추이를 지켜보기만 했던 재계는 노씨의 검찰소환방침이 확정되면서부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주요 그룹회장들이 대부분 해외출장중이어서 행동에 옮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1일 노씨가 검찰에 소환되자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어떤식으로든지 재계도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전경련은 이에따라 해외출장중인 회장들의 귀국시점을 고려, 3일 긴급 경제계중진회의를 갖기로 한 것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은 지난달 11일 출국, 영국 런던의 유럽본사와 독일 자동차업계를 돌아보고 지난주말부터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 이회장은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귀국할 예정이다. 김우중대우회장은 지난달 23일 나가 미국의 뉴욕 보스턴등지의 현지법인을 둘러본 뒤 지난달 26일부터 중국으로 건너가 현재 베이징(북경)에 체류중이다. 김회장은 2일 귀국할 예정이다.

최종현회장은 김영삼대통령을 수행했다가 미국에 체류중인데 2일 귀국한다. 또 리비아에서 대수로 건설공정을 점검중인 최원석 동아그룹회장도 곧 귀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계는 현재의 답답한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와대와의 마땅한 대화채널도 없다는게 재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을의 입장에서 갑의 처분만 바랄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경련 회장사인 선경그룹이 이번 소용돌이의 중심에 휘말려 있어 전경련이 재계의 대화창구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경련은 긴급 경제계중진회의를 열어 재계차원의 사태수습에 나서기로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전경련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국면전환에 도움이 될 것인지, 나선다면 또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들끓고 있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을 자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재계의 공동대응에는 검찰의 자세가 최대 변수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측이 중간발표라도 해야 재계가 적절한 대응수위와 방법등을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바짝 엎드려 사태추이만 지켜보고 있던 재계는 3일의 긴급대책회의를 계기로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종재 기자>

◎“이젠 기업인 차례… 언제 누가”/연루 그룹들 도상연습등 비상/“전화위복 계기삼아야” 자성도

재계는 노태우 전대통령이 1일 검찰에 소환되자 다음은 노씨에게 돈을 주었거나 노씨의 비자금을 관리해 준 기업인 차례가 될 것으로 보고 이중 누가 언제 소환될지에 관심을 쏟았다.

노씨 사건에 직접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몇몇 그룹은 자금담당임원 차원을 넘어 총수의 소환이 임박했다고 판단, 고문변호사들과 도상연습을 하는등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또 노씨 비자금 관련기업으로 알려진 한보 선경 동방유량등의 임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노씨가 소환되는 광경을 TV로 시청하며 검찰수사가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노씨 비자금을 실명화해 준 것으로 확인된 한보그룹의 경우 한보 멧돼지씨름단 단장을 맡고 있는 전홍보실장 박대근 상무를 1일자로 홍보실장에 재임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정태수 총회장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상무는 박재규 전의원의 보좌관출신이다.

노씨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한보 선경 동방유량등 그룹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한결같이 『노코멘트』다. 또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전경련의 간부들도 『할말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 기업의 관계자들은 『검찰로부터 소환지시가 오면 가서 조사를 받겠지만 사실무근의 내용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비자금사건과 직접 연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진 그룹 관계자들도 혹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5공시절 국제그룹이 정권에 협조하지 않아 공중분해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그룹총수로서 최고권력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경선 대한상의이사는 『정경유착의 나쁜 관행을 없애는데 기업인은 물론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관계당국은 이번 사건을 하루빨리 마무리하여 기업인들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재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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