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박철언씨 긴장속 정상일과/사돈 최종현·신명수 회장도 곤혹감노태우 전 대통령의 친인척들은 1일 누구보다도 마음이 무거웠다. 말수를 줄이고 착잡한 표정으로 노씨의 소환조사를 지켜봤다. 또 비자금 사건에 자신들을 연루시키는 시각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노씨의 손위처남인 김복동 자민련 수석부총재는 이날 평소처럼 예정된 일정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입을 다물었고 얼굴에는 깊은 고뇌의 표정이 묻어났다. 김부총재는 월례조회와 당무회의에 이어 국회 국방위에 잇따라 참석했다. 마침 상오 9시30분께 마포당사를 떠나 국회로 향하느라 노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중계한 TV를 시청하지 못했다. 한 측근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매우 착잡한 심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씨의 처고종 사촌동생인 박철언 자민련 부총재도 예전과 다름없이 당무회의에 참석했으나 표정이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박부총재는 당사에서 노씨의 과거 활동을 보도한 TV를 시청하면서 곤혹감을 감추지못했다. 그는 『6공을 여는데 기여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일이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를 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부총재는 이어 『김영삼 대통령이 3당합당이후 내각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며 『92년 대선자금의 진상을 모두 밝힌후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씨의 동서인 금진호(민자)의원은 이날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피한채 시내 모처에서 노전대통령의 소환조사 관련 보도를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공식일정은 없지만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면서 『금의원이 노전대통령 소환조사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과 신명수 동방유량 회장 등 노씨 사돈들의 심정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달 김대통령를 수행해 해외순방에 나섰던 최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 체류하면서 노씨 소환조사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경그룹측은 『최회장이 2일 귀국할 계획』이라며 노씨소환조사에 대해 『우리는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단지 사돈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심을 받고있다』는 불만도 감추지 않았다.
또 신회장은 평소처럼 회사로 출근했다. 그룹관계자는 『조사를 받으라면 받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담담한 표정이었다. 동방유량측은 특히 최근 부동산 위장소유설과 관련, 『우리가 해명해서 믿을 사람이 없는 마당에 섣불리 해명해서 무엇하겠느냐』며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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