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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혁명 선두주자 미 모토로라사 크리스 갤빈 사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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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혁명 선두주자 미 모토로라사 크리스 갤빈 사장(인터뷰)

입력
199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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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은 뛰어난 경쟁자이자 파트너”/미·일이 신기술개발 선도… 일대신 한국 역할 기대/43년 워키토키­69년 달착륙 우주선 무전기­80년대 휴대폰 삐삐등 세계최초 개발/전세계 위성통신망 「이리디움계획」 98년부터 서비스『최근 10수년간 일본기업들이 신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쏟아내자 미국기업들도 신기술로 대응, 세계산업을 새롭게 발전시켜왔습니다. 일본의 도전과 미국의 대응은 인류의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앞으로는 한국기업이 일본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80년대 휴대용 무선전화기(셀룰라폰)를 세계 최초로 개발, 현재의 통신혁명을 점화한 미모토로라의 크리스 갤빈 사장은 『한국기업은 뛰어난 경쟁자이자 기술발전을 위한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내 마케팅 법인인 (주)모토로라 반도체통신(사장 박희준)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방한한 갤빈사장을 만나 세계 통신시장에 대한 전망과 경영철학, 한국투자계획등에 대해 들어봤다.<대담=정숭호 경제2부장>

―모토로라를 소개해주십시오.

『모토로라는 세계 최초의 제품을 여럿 개발했습니다. 43년에 개발한 양방향 FM무전기(워키토키), 69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우주선에 장착된 우주통신용 무전기가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워키토키는 2차대전의 종전을 앞당기는데 공헌했으며, 달에 도착한 우주인들이 우리제품으로 지구에 생생한 육성을 보냈다는데 아직도 자부심을 갖습니다. 8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휴대폰과 삐삐를 개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우리 회사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도 매년 30∼40%의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세계 이동전화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토로라는 28년전 해외 반도체투자의 첫 대상지로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한국투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67년에 건설된 서울 광장동 반도체 공장은 현재 종업원 3,000여명, 매출 3,400여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모두 열심히 일하는 한국 근로자들 덕분입니다. 그동안 투자환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한국에 대한 신뢰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귀하는 전세계를 위성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이리디움(Iridium) 프로젝트」의 주창자입니다. 현재 이 사업은 어느 정도 진척되었습니까.

『이리디움 프로젝트는 66개의 통신위성을 이용, 전화기만 있으면 에베레스트의 꼭대기나 아프리카의 오지, 태평양상의 선박등 지구 어디서나, 언제든지, 누구와도 통화가 가능토록 하는 통신혁명을 말합니다. 총 42억달러를 투자해 내년에 시험위성 6개를 띄우고 97년말에 통신망 구축을 완료, 98년부터는 서비스에 들어가게 됩니다』

―연구및 기술개발(R&D)전략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연간 20억달러를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총매출(220여억달러)의 약 10%에 해당됩니다. 항상 변화를 예측하고 남보다 앞서 투자하는게 역대 모토로라 히트상품의 밑거름이 된 셈이지요』

―한국 정보통신 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과 제3국 공동진출등 상호 협력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기업은 첨단 기술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현재 LG전자와 경부고속철도 열차무선시스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객들의 전화 팩시밀리 컴퓨터통신등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LG전자와 함께 다른 나라에 공동 진출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계획이있습니까.

『현재 광장동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97년까지 경기 파주군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공장규모를 3배(부지 2만8,000평)로 키워 첨단 기술개발센터를 설치하고 첨단 고부가가치 생산시설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 공장에서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무선통신 고주파통신기기 부품등을 생산할 방침입니다』

―60여년의 역사를 지닌 모토로라가 마치 이제 막 청년기에 들어선 기업처럼 매년 30∼40%의 가파른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모토로라는 초일류 1등주의(Best In Class)를 추구합니다. 6시그마운동(제품 100만개당 불량품 3∼4개)으로 대표되는 품질관리, 총체적 고객만족(TCS·Total Customer Satisfaction)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 노사간의 협조적 팀워크가 모토로라를 지탱해주는 힘입니다』

―앞으로 세계 통신시장에 대한 전망을 말씀해 주십시오.

『통신시장은 앞으로도 급속도의 성장을 거듭할 것입니다. 특히 무선통신의 비중은 현재 5%에서 향후 10∼15년 사이에 25%로 늘어날 것입니다. 머지않아 전대미문의 통신혁명이 또한번 일어나겠지만 앞으로 등장할 통신기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1982년에 태동단계에 불과했던 PC산업이 13년만에 중핵산업으로 성장했듯이 우리가 상상조차 못한 새로운 통신수단이 인류 생활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모토로라는 지난 11년간 한국 핸드폰 시장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들어 한국산 휴대폰이 모토로라의 시장점유율을 따라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70년대말에는 고품질의 제품을 쏟아내는 일본이 있어서 모토로라가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경쟁자가 상대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이제 한국이 일본에 이어 모토로라의 좋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가격과 품질에서 개선을 지속해 선두자리를 지켜나갈 방침입니다』

―북한진출 계획은 있습니까.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최근들어 한국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토로라 창업주인 폴 갤빈의 손자로서 세계적 다국적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귀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습니까.

『모토로라는 창업주의 경영이념에 영향을 받고 있긴 하지만 가족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탁월한 경영진들이 모여 경쟁기업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새시장·새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저는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만 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줄지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우선은 당사자가 기업경영에 뜻이 있어야 하겠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우월한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겠지요』

―세계 최정상급 기업 경영인의 입장에서 한미통상관계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한국은 적극적으로 시장개방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매우 가깝고 발전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정리=남대희 기자> □갤빈 사장 약력

▲50년 시카고 출생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 대학 정치학과 및 경영대학원 졸업

▲73년 모토로라 입사

▲83∼84년 모토로라 자회사인 티갈사 부사장

▲85년 모토로라 무선 호출기 사업부 부사장

▲87년 모토로라 부사장

▲93년 모토로라 사장겸 경영 총책(현재 랜드사와 일리노이 주의 연합과학기술위원, 아메 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 트와 노스웨스턴 대학의 위원으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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