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숙씨 TV지켜보다 울먹여/재헌씨 부친배웅후 대책 논의노태우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1일 노씨 가족들은 몸은 따로 있었지만 마음은 검찰의 노씨와 함께 있었다. 노씨가 느꼈을 불안감, 수치심과 곤혹스러움은 곧 가족들의 심경이기도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날 하루내내 외부와 연락을 끊고 칩거했지만 자신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노씨의 검찰조사결과에 어쩔 수 없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노씨의 연희동 자택에서는 이날 부인 김옥숙씨, 아들 재헌씨 내외, 딸 소영씨, 노씨 동생 재우씨 부인이 노씨의 귀가를 애타는 심정으로 기다렸다. 이들은 노씨의 검찰소환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듯 모두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로 떠나는 노씨의 모습을 지켜봤다.
가족들은 또 현재 재우씨가 모시고 있는 노씨 모친 김태향씨가 큰 아들일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신경쓰기도 했다. 하오들어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이 수사중간 브리핑을 통해 조사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임을 시사한 뒤부터 이들의 얼굴에서는 초조한 기색이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노씨 출두준비를 최종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던 정해창 전 비서실장등 측근들이 노씨에 이어 떠난뒤 방문객을 거의 받지 않고 하루종일 언론보도를 지켜보며 수사진행상황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부인김씨는 다른 날과 별로 다름없이 평온한 표정으로 남편의 출두준비를 도왔다고 연희동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측근은 『김씨가 이미 오랫동안 마음의 준비를 해온 듯 침착한 태도로 집안 분위기를 차분하게 유지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김씨는 눈물짓는 모습을 보도진에 보이지 않으려는 듯 안채에서 남편을 배웅했다. 그러나 김씨는 TV를 통해 노씨가 초췌한 얼굴로 검찰에 들어서 카메라 세례를 받는 것을 지켜보곤 감정이 복받친듯 울먹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날 남편의 점심식사를 직접 챙겨 검찰로 보내기도 했다.
아들 재헌씨는 가족들중 유일하게 현관까지 따라나와 아버지를 배웅했다. 노씨일행이 모두 떠나는 걸 지켜본뒤 집으로 들어간 그는 집에 남아있던 6공인사들과 향후 대책을 잠시 논의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줄곧 두문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희동의 한 인사는 『재헌씨가 아들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듯 애써 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취재진들로부터 한차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 딸 소영씨는 아버지의 출두모습을 자신의 집에서 TV로 지켜본뒤 하오2시40분께 친정집을 찾았다. 소영씨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비쳤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올케와 함께 어머니 김씨를 위로했다고 연희동인사들이 전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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