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영향 외국돈 소지 새바람 확산/2불 지폐수집 등 인기… 현금결제 대용도『외국돈은 더 이상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니다』 국제화바람을 타고 배낭여행이 일상화하면서 신세대 젊은이들 사이에 외국화폐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신세대에게 외국화폐는 배낭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식품이자 행운을 상징하는 부적으로 통한다. 심지어 일부 젊은이들은 외국돈을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기까지 한다.
신세대 사이에 외국화폐가 행운의 부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여름부터. 압구정동, 신촌 대학가등지에서 『2달러 지폐를 갖고 다니면 행운이 찾아오거나 돈이 생긴다』는 소문과 함께 시작됐다. 이 때문에 2달러 지폐는 신세대 생일선물 제1호로 떠올랐고 2달러 지폐를 구하려는 젊은이들의 문의전화로 시중은행 외환창구는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후 「2달러 지폐는 미국에서조차 구하기 힘든 희귀지폐로 국내 은행에는 충분한 잔고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져 해외출장이 잦은 친지들은 『돈을 구해달라』는 신세대의 협박성(?) 부탁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최근에는 돈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지폐를 본뜬 부적을 차에 달고 다니는 신세대들도 나타났다.
중국지폐의 인기도 2달러 지폐에 뒤지지 않는다. 서울대 사회대 경제학부 이근(34)교수등 교수 3명의 연구실 문에는 지난 여름부터 1원과 5원짜리 중국화폐가 붙었다.
이교수는 『중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붙였다』고 말하지만 학생들은 근엄한 교수님 연구실 출입문에 외국화폐가 붙어있는 것이 자못 신기할 따름이다. 경영대 박상민(24)군은 『젊은이들의 외국화폐 모으기 열풍에 젊은 교수님들도 동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화폐에 대한 신세대의 호의적인 반응을 발빠르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업소들도 등장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Y카페는 한국돈과 함께 미화를 요금으로 쾌히 받아준다. 고객이 원하면 달러를 우리 돈으로, 우리 돈을 달러로 거슬러주는데 환율은 달러당 800원이다.
신촌의 웨스턴 바 「런 어웨이」는 외국동전 수천개를 이용, 실내장식을 한 경우다. 손님들이 이집트, 네팔, 미국, 일본등 세계 34개국의 동전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유리바닥밑에 전시해 놓았는데 엄청난 숫자와 다양한 형태로 신세대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 동전들은 해외여행 기회가 많았던 주인 정현승(28)씨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모아온 수집품들이다.
정씨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갖고 있던 세계 각국의 동전들이 큰 도움이 됐다』며 『외국화폐에 익숙해진 신세대 기호와 잘 맞아 떨어진 것같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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