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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압박·불신 심화 안팎 곤경/노씨 비자금 파문­건설업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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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압박·불신 심화 안팎 곤경/노씨 비자금 파문­건설업계 영향

입력
199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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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돈줄 끊을땐 대형사도 위기/올 100여개사 부도 등 난관극복 부심건설업계가 또 위기를 맞고 있다. 주택건설로 성장해 온 한보그룹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실명전환해 주고 몇몇 건설업체들도 노씨에게 비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들어 자금난이 계속되고 있는 건설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31일 건설업계에 의하면 우선 비자금파문이 건설부문으로 확대됨에 따라 삼풍백화점 붕괴등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더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S건설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의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밝혀지면 각종공사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는 물론 해외건설에서도 다시 한번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자금동원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분양주택 증가등 부동산경기의 장기침체로 건설업계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비자금파문에까지 휩쓸리면 제도금융권은 물론 사채시장등 제2금융권에서의 자금조달이 중단될 우려가 크다. H건설의 자금담당 관계자는 『건설업계는 최근들어 자금구조가 크게 취약해져 약간의 소문만으로도 자금줄이 끊겨 파산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번 파문으로 대형업체들까지 연쇄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보그룹은 최종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유원건설의 자금동원에 벌써부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씨에게 상당한 액수의 뇌물을 상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주)한양을 인수한 주택공사는 한양사건을 「이미 끝난 일」이라면서도 노씨에 대한 뇌물제공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생각밖의 문제가 생길 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계열사인 S건설은 시공중인 서울 종로의 대형빌딩이 발주처의 공사비문제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데도 노씨의 비자금과 연루돼 공사가 중단됐다는 소문이 나돌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비자금과 관련, 직접적인 수사대상에 오른 금융기관들의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건설업체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비자금의 원천」이라는 의혹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수사가 본격화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때문에 이같은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당국이 비자금줄을 캐다 보면 일부 건설업체들은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모(모)기업이 비자금과 관련됐다는 소문으로 부심하고 있는 D건설 관계자는 『비자금을 조성했다 하더라도 피치 못할 상황이었던 점을 우선 감안해야 한다』면서 『당국은 올들어 100개 이상의 일반건설업체가 부도가 나 파산했을 정도로 업계가 어려운 형편에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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