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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대한항공 주최 LA 한민족 시비제막식 및 시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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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대한항공 주최 LA 한민족 시비제막식 및 시인의 밤

입력
199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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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애환 감싸준 “위안의 헌시”/경기침체 등 시련맞은 교포들에 향수의 시간/윤동주 「별헤는밤」 합송하며 광복의미 되새겨한국일보사와 대한항공이 광복50주년을 맞아 공동주최한 「미주 한민족 시비 제막식 및 시인의 밤」이 하와이 호놀룰루에 이어 30일 하오 6시30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 한국문화센터에서 300여 교민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 행사에는 박태희 LA총영사 이홍석 한국문화원장 장재구 한국일보사명예회장 장재민 한국일보 미주본사회장 김태조 대한항공미주지역본부장 최준집 대한항공LA지점장 장성길 LA한인회장 김상호 LA상공회의소장 스칼렛엄 LA여성경제인 협회장 정의식 한국노인회장 이병임 미주예총회장 권순창 미주한국문인협회장 송순태 재미시인협회장 이종성 KTAN사장 김봉건LA이북5도민회장 소니아석 전LA한인회장등이 참석, LA의 한국문학 열기를 실감케 했다.

LA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는 50여만명의 한국교민이 살고 있는 곳. 흑인폭동과 대지진 이후의 경기침체로 큰 시련을 겪고 있는 교민들의 우리말 시에 대한 목마름은 어느 때보다 심했다. 교민들은 김남조씨 등 유명시인들에게 열광하면서 고국을 다시 느꼈다. 한국문화센터 안에 세워진 시비는 지난 26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 제막된 시비와 똑같은 것으로 서정주 시인의 「한국교포들의 마음」이 조각가 한해라씨에 의해 새겨졌다. 참석자들은 이 시비가 어려운 시기에 한국교민들의 위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시인의 밤」은 김종길씨가 「고고」를 낭송하면서 시작됐다. 김광림 강계순 허영자 김소엽씨가 자작시를 낭송하고 국립국악원 단원 이준아씨는 청아한 목소리로 시조창을 들려 주었다. 허영자씨가 「서리 묻은 나래로/저어가는 하늘 가/젊음이 사위는 서러운 그늘/『아들아』하고 불러/맵고 독한 매연을 씻어주던/내 모국어」(「모국어」중에서)라고 낭송할 땐 장내가 숙연해졌다.

김윤정양 등 올해의 미스코리아 6명은 일제강점기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순국한 청년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합송해 광복50주년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박태희총영사는 자작시 「사모곡」을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

LA에서도 테너 김태현씨와 국악인 박윤초씨는 청중으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납북된 예술인 정지용과 채동선이 작사·작곡한 「고향」등을 불러 통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고 박씨는 이은상 시인의 「소경되어 지이다」를 시창으로 선사했다.

이밖에 성찬경씨는 기타를 들고 나와 중세의 음유시인처럼 「야오씨가 말했다」를 읊었고 강은교씨는 허무를 바탕으로 인연의 의미를 생각케 하는 「우리가 물이 되어」등을 해설을 곁들여 낭송했다.

LA근처 토렌스에서 왔다는 이준석(22·UCLA 2년)군은 『한국을 떠나온지 6년이 넘었는데 교과서에서 배웠던 시인들을 직접 만나게 돼 기쁘다. 난 역시 한국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인의 밤」은 미스코리아들이 「한국교포들의 마음」을 합송하는 것으로 2시간의 감격적인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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