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범죄 해당 부정축재” 강조/구여권 배제 등 물갈이론 일축김영삼 대통령은 31일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관한 최종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민자당 당직자들과의 조찬석상에서 그는 『이번 사건은 부정축재이며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김대통령이 전날 여야지도자및 3부요인과의 오찬석상에서도 「부정축재」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이 부분이 줄곧 핵심주제가 된 것은 이날 발언이다.
김대통령은 또 『5,6공 인물과 이번 사건은 별개』라며 노씨의 개인적 비리 차원으로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당 일각에서 「구여권인사 배제」 「물갈이론」등의 주장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을 일축하면서 내년 총선을 화합의 틀속에 치른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여야 할것없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노씨로부터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에게까지 검찰수사가 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정치권에 대한 「제2의 사정」도 배제할수 없게됐다. 개혁을 정치이념으로 삼고 있는 김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정공법으로 대처하는게 내년의 총선등 향후 정국을 주도하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같다. 다음은 민자당의 손학규 대변인이 전한 김대통령의 발언요지.
▷발언요지◁
부정축재는 범죄행위이다. 여야 가릴 것없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여야 모두 정치불신으로 공멸할 것이다. 당에서도 돈안쓰는 선거를 해야하며 정치자금법에 의한 지원도 국민세금에서 가져가는 것이니 이러한 국고보조가 괜찮은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도전을 기회로 만들어야한다. 문민정부하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과거 정부의 일로 당당하게 대처하자. 성경에 「간음한 여자에게 감히 누가 돌을 던질수 있겠는가」라는 구절이 있지만 이번에 정치적 흥정은 절대 없을 것이다. 흔히 5,6공 인물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여러분도 똑같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노전대통령이 민자당총재시 당비를 댔다고 본다. 정확한 액수는 알지못하고 알려고도 하지않았다. 나 자신 돈 한푼도 안대는 사람이어서 알려고도 하지않았다. 총재가 직접 당에 돈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통해 준 일이 없었다.
대통령에 취임해서 보니까 청와대 집무실 옆방과 관저에 큰 금고가 있었다. 경호실장에게 『나는 앞으로 돈을 받지않을테니 필요없다』며 치우라고 지시했다. 금고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건물이 상할까봐 분해를 해서 철거했다. 이 얘기를 박관용 실장에게 했더니 『비서실장실에도 금고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당장 치우라고 했고 또 부인 방에도 금고가 있어서 철거했다. 금고가 왜 청와대에 필요한지 모르겠다.
3당통합은 나라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노전대통령을 위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은 통합후에 정치적으로 나를 심하게 견제했다. 하루는 7시간20분이나 담판을 한 적도 있다. 대통령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대통령이 나를 지원하지않아 혼자 힘으로 후보를 쟁취했다. 정말로 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다면 탈당이 가능했겠는가. 노전대통령의 탈당으로 당은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자신을 갖고 홀로 선다는 각오로 대통령선거에 임하자』고 격려했다. 『이제 여당도, 야당도 없고 원점에서 새로 시작한다』고 말했다.<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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