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필름·전표 고의훼손/추적 차단… 자금원확인 애로/업무방해 혐의 사법처리 검토/안 전 동화은행장 “천1백억 예치” 진술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31일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이현우(57)전청와대 경호실장이 비자금을 은닉한 은행측에 압력을 넣어 수표를 촬영한 마이크로필름을 고의로 훼손하거나 수표전표를 누락시키게 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수표추적과정에서 이전실장과 이태진(48) 전 청와대 경리실경리과장과 일부은행 임직원들이 당국의 수표추적을 막기 위해 마이크로필름과 수표전표를 훼손한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전실장에게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에 대한 조사결과와는 별도로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할 것을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등을 중심으로 수표를 역추적하다보니 각 은행과 단자사에 보관된 입출금 전표다발과 마이크로필름중 노씨 비자금 흐름에 관련된 전표와 필름이 아예 통째로 빠져있거나 심하게 훼손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표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은행직원의 실수로 빛이 들어가 필름상태가 좋지 않게 보관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이번에는 은행직원들이 수표추적을 막기 위해 고의로 필름을 판독불능상태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에따라 기업의 자금제공사실을 확인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6공의 비자금내역과 규모를 내사하는 과정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많아 자금원추적에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영섭·박진용 기자>이영섭·박진용>
◎전격소환 조사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 검사장)는 비자금 조성경위와 규모등을 파악하기 위해 안영모 동화은행 전행장을 전격 소환조사했다고 31일 밝혔다.
대검중수부는 안전은행장을 30일 소환, 재임시 동화은행에 노씨의 비자금을 예치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의 부탁을 받고 신성우 당시 상무에게 지시, 90년 5월과 92년 사이 동화은행 본점에 9개 가명계좌를 설치, 1천1백여억원을 예치토록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또 안전행장이 은행장 재직당시 이전실장과 이원조 전 의원, 이용만 전 재무장관,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등 6공고위인사들에게 각각 2억여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김승일 기자>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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