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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주곡의 매력(음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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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주곡의 매력(음악노트)

입력
199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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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는 헝가리 태생의 거장 첼리스트 야노스 스타커의 KBS 교향악단과의 협연이 있었다. 연주곡목은 「랄로의 첼로협주곡 D단조」. 노대가의 달관의 예술경지는 가을저녁 청중의 가슴 속에 단풍처럼 아름다운 선율을 수놓았다. 첼로의 낭랑한 이국적 선율미와 오케스트라의 풍염한 사운드는 독주악기에서는 맛볼 수 없는 협주곡만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했다. 이렇듯 연주가들은 협주곡을 통해서 독주곡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세계를 펼쳐 보인다.협주곡(Concerto)이라는 말은 16세기초에는 「협력, 일치」라는 뜻으로 쓰여졌으나 17세기 중엽부터 트럼펫, 바이올린등의 독주양식이 발전하면서 「경쟁, 투쟁」의 뜻으로 바뀌게 되었다. 독주부에 3∼4개의 악기가 등장하는 합주협주곡(Concerto Grosso)이 주류를 이루던 초기 협주곡의 전통은 바흐시대까지 이어졌다. 최초의 작곡가로 코렐리를 비롯 토렐리, 비발디, 바흐, 헨델을 들 수 있겠다. 저 유명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은 이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불린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고전파시대에 와서 솔로협주곡은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독주악기의 기량을 뽐내기 위해 빼어난 멜로디와 보다 극적인 절정감을 추구했는데 특히 카덴차(협주부를 쉬게 하고 솔로만 연주)를 통해 독주악기의 테크닉을 높여 밀도높은 음악미를 추구했다. 모차르트는 27곡의 피아노협주곡을 썼고 베토벤은 고금의 명곡인 바이올린협주곡과 5개의 피아노협주곡을 통해 협주곡의 금자탑을 쌓았다.

낭만파시대의 협주곡은 관현악법의 발달로 마치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경쟁하듯 뽐내며 청중을 즐겁게 해주었다. 대개의 협주곡은 3악장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악기는 협주곡을 가지고 있다. 그중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중심으로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등에 주옥같은 명곡들이 몰려 있다. 협주곡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라벨이 쓴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을 들 수 있겠다. 빈출신의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이 제1차 대전에 종군하여 부상하고 오른손을 절단하게 되자 작곡가에 청탁해 씌어진 곡이다. 또 얼마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창립 50년 기념연주에서는 정명훈지휘의 KBS교향악단이 「사물놀이협주곡」을 연주해 세계인들을 열광케 했다. 세계 공연장에서 우리 악기들의 협주곡을 듣는 것은 「화합」 「경쟁」 어느 쪽이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창작에 기업의 지원이 뒤따라야 하겠다.<탁계석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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