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호화생활땐 국민비난 뒤집어 쓴다” “입열기 시작하면 예측불허” 우려도 작용노태우 전대통령 신병처리문제로 고심해 오던 여권은 최근 여러가지 해법 가운데서 해외이주 부분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속이상의 강도높은 해결방안으로 거론돼온 해외이주가 검토대상에서 빠진 배경은 노씨의 재산해외은닉 의혹과도 무관치 않은 것같다.
여권은 비자금파문 초기만 해도 해외이주를 유력한 해법에 포함시켰으나 파문이 점차 확산됨에 따라 이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노씨의 사과성명에도 불구하고 그의 숨겨놓은 재산이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있기때문이다. 특히 해외은닉 재산이 있을 가능성에 긴장하고있다.
노씨의 해외이주는 기본적으로 사법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권으로서는 여론의 압박을 무릅쓰고 이런 결정을 내려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노씨가 해외로 나가면 여권이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점이다. 노씨가 해외에 재산을 은닉해 두었을 경우 여론의 화살은 곧바로 여권으로 쏠리게된다.
이와관련,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노씨가 해외로 나가 호화생활을 한다면 국민의 분노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야당은 즉시 여권이 노씨와 정치적 타협을 하고 그를 자유롭게 풀어주었다고 비난할 것이 틀림없다. 여권으로선 대안을 선택할 수가 없게된다.
여권은 또 노씨를 해외로 내보낼 경우 그가 움직이는 「시한폭탄」이 될 가 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선자금등 6공시절 여권의 정치자금문제를 놓고 현여권과 노씨측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노씨의 입을 풀어줄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노씨의 측근들도 여권과 비슷한 인식아래 해외이주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가 해외에 재산을 은닉해 두었을 경우 노씨는 그야말로 「두번 죽게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노씨측은 이와함께 명분의 측면에서도 해외이주에는 소극적이다. 88년 5공청산당시 전두환전대통령이 『해외이주만은 할 수 없다』고 버틴 전례가 있기 때문에 노씨측이 앞장서서 해외이주를 주장하기는 어려운 처지이다.
여권의 이같은 부정적 입장과 노씨측의 소극적 태도에 비춰볼 때 노씨의 해외이주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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