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기러기교실」등 활동 활발/참가자끼리 서로 응어리 이야기 「홀로서기」 도와자식이나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위한 모임이 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산하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7361928)는 11월9일부터 8주간 자식을 앞서 보낸 어머니들을 위한 소그룹 상담을 마련한다. 그간 배우자를 잃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은 보라매 복지관 청소년상담실장의 지도로 매주 목요일마다 2시간씩 열릴 이 소그룹 상담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 15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모임은 대개의 소그룹 상담과 마찬가지로 참가자가 한사람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상담원은 참가자들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 중의 하나다. 그것이 불의의 사고로 인한 것이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양자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이든 간에 당사자들은 웬만해서는 쉽사리 슬픔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의 인생을 모두 잃은듯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조차 꺼리게 된다. 특히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은 대개 자식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 슬픔이 더하다.
소그룹 상담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그룹 다이내믹스」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고 정신적으로 홀로서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93년부터 미망인들을 위한 소그룹 상담을 실시해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의 김옥라 회장은 『처음에는 입을 열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가슴 속에 멍울져있던 슬픔을 꺼내놓기 시작하면 이내 모임은 울음바다가 된다』고 말한다. 실컷 울고 난 다음에는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남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다잡게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더러는 상담이 끝난 후에도 정기적인 교류를 갖고 서로의 홀로서기를 격려한다.
현재 활동중인 이같은 성격의 모임으로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운영하고있는 「기러기 교실」(782―3427)과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의 배우자를 앞서 보낸 여성들을 위한 소그룹 상담, 부산 홀로서기 복지상담소의 재활 프로그램, 그리고 이혼자들 스스로가 조직한 「이혼자 클럽」등이 있다.
김회장은 또 『슬픔은 담고 있으면 병이 된다는 옛말처럼 밖으로 드러내야 한다』며 『동병상련의 타인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은 불행을 겪은 이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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