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명불구 “1조원대될 것” 추정/노씨 비자금 파문­축재규모 얼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명불구 “1조원대될 것” 추정/노씨 비자금 파문­축재규모 얼마

입력
1995.10.31 00:00
0 0

◎“추적가능한 「예금」만 밝혀” 관측/빌딩·토지 등 부동산의혹 무성어느날 갑자기 「국내최고의 재산가」로 떠오른 노태우 전대통령의 축재규모는 얼마나 될까.

노씨는 30일 검찰에 제출한 소명자료에서 남은 비자금이 1천8백57억원이라고 밝혔지만 그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등의 비자금 은닉의혹이 날로 증폭되고 일부 가명 비자금이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에 의해 실명전환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간에 떠돌던 「비자금의 기업자금화」설도 확인됐다. 따라서 실제 비자금규모는 소명서내용과 크게 차이나는 액수일 것이라는게 정계 재계 금융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검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비자금은 총 1천5백억원대. 신한은행 7백41억원, 동화은행 1백51억원, 동아투금 2백48억원등 1천1백40억원의 차명예금이 확인됐고 여기에 정총회장이 실명전환한 가명계좌 3백69억원을 추가하면 「예금」형태의 비자금은 1천5백9억원에 이른다. 노씨가 주장했던 1천8백57억원에 거의 근접한 액수다.

그러나 의혹의 초점은 ▲부동산 기업등 「실물자산」과 ▲주식 채권등 「실물형 금융자산」 ▲좀처럼 실체접근이 어려운 「해외도피자산」들이다.

가장 많은 돈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문은 기업. 정총회장의 비자금 개입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서사건으로 풍비박산났던 한보가 4년만에 재계 18위기업으로 급성장할 수 있게 한 「자금스폰서」가 바로 노씨라는 설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1조원규모의 한보부동산도 상당수는 노씨의 땅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여기에 노씨는 사돈기업인 동방유량과 관련 ▲1천억원대의 서울센터빌딩 및 주자창 ▲역시 시가 1천억원을 호가하는 강남 테헤란로 동남타워빌딩 ▲91∼93년 신명수 회장 명의로 이전된 6백억원대 채권(김원길 의원 주장)의 실소유자란 의혹을 받고 있다. 역시 사돈관계인 선경그룹도 ▲6백억원규모의 태평양증권 인수대금 ▲각각 1천억원대로 추산되는 경기I 골프장 및 서울S빌딩에 노씨의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노씨는 땅부자」란 얘기는 신도시개발때부터 떠돈 부동산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명의신탁」을 통해 경기일산 및 파주등 노른자위 토지에 많은 비자금을 숨겨놨다는 것이다.

비자금 해외유출의혹도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노소영씨부부 20만달러 외화반출사건을 맡았던 미국의 담당검사는 이 돈이 스위스은행에서 인출된 것임을 확인했고 민주당 강창성 의원도 율곡사업 리베이트자금 2천만∼5천만달러(약 1백50억∼3백80억원)가 스위스은행에 예치됐다고 주장했다.홍콩에도 거액의 노씨자금이 숨겨져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야당 및 금융계에선 『노씨 축재규모는 조단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항간에 떠도는 의혹중 일부는 중복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씨가 밝힌 1천8백57억원은 부동산투자 기업유입 주식채권등 실물자산은 뺀 단지 「예금」(금융자산)뿐일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이성철 기자>

◎노씨 소명자료 내용/핵심 비킨채 두루뭉실 언급/“정당지원” 총액만 기재 대선자금회피/“유수재벌로부터 조성” 기업거론 안해

노태우 전대통령이 30일 검찰에 제출한 비자금소명서가 정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사참고자료」라는 제목의 이 소명자료에는 노씨가 지난 27일 대국민사과를 통해 밝힌 5천억원의 비자금조성경위와 사용내역등이 개괄적으로나마 언급돼 있기 때문이다.

노씨가 이날 박영훈 비서관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소명자료는 A4용지 10여장 분량으로 크게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재임중에 통치자금이 불가피했고 오랜 관행이라고는 하나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거듭 사죄한다는 사과내용과 함께 유수의 재벌등으로부터 거둔 비자금의 경위를 밝히고 있다. 이와함께 6공재임중 총선및 지방의회선거등 3∼4차례의 선거와 집권당총재로서 정치활동지원에 대부분 사용했다는 이른바 「통치자금」의 사용내역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소명서에서 최대관심사는 무엇보다 92년대선당시 김영삼대통령을 비롯, 야당지도자들에게 어느정도의 정치자금을 지원했느냐는 문제이다. 그러나 노씨는 이 부분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채 「정당활동비 지원」이라는 항목으로 총액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여 대선자금지원내용을 상세히 밝힐 경우 돌아올수있는 실익을 우려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대목이다. 이를 소명서에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예상되는 여권핵심부및 정치권과의 「흥정」여지를 남겨두었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날 여야대표및 3부요인과의 오찬회동에서 『노씨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데다 노씨의 소명서내용에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실토한 20억원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새로운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씨가 비자금조성 경위에 대해 구렁이 담넘어가듯 얼버무린 것도 이와같은 맥락이다. 그가 비자금조성과 관련된 기업을 일일이 거론할 경우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도 일파만파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같다. 예컨대 기업으로부터 이권청탁을 수용하거나 압력을 행사해 돈을 받았다면 뇌물수수등의 가중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나 풀이되고있다.

이 소명자료작성에는 김유후 전사정수석의 실무책임아래 서동권 전안기부장 정해창 전비서실장등 6공시절 노씨의 참모를 지냈던 율사들이 참여했으며 29일 밤 정전비서실장과 김유후전수석이 노씨와 최종협의를 거쳐 완성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알맹이 없는 내용과 변명으로 일관한 노씨의 소명서는 그의 검찰소환조사 시기만 앞당겼다는 세간의 평가와 함께 경색정국의 더 큰 불씨로 작용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장현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