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적 자료수집·검토 이미착수/「정치적 차원 해결 상황」 대비도노태우 전대통령이 조성한 막대한 정치자금의 일부가 스위스은행등 해외에 은닉 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관련국과의 창구 역할을 맡은 외무부의 움직임이 갈수록 분주해지고 있다. 외무부는 이미 스위스당국에 비공식적으로 협조의사를 타진한 결과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놓았다. 우리나라와 스위스간에는 사법공조조약이 체결 돼 있지는 않지만 스위스의 연방법은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일 경우 계좌추적등 스위스 은행이 정보를 제공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러한 협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요건과 복잡한 절차가 요구된다.
외무부는 김해선 주스위스대사는 물론 새로운 비밀금융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제네바대표부의 허승 대사에게 스위스 당국의 요로에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는 협상채널을 확보토록 지시했다. 이와함께 스위스 당국의 원만한 협조를 얻기위해서는 스위스 연방법과 사법체계를 꿰뚫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료수집과 검토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스위스당국은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더라도 협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 왔으나 연방법률은 상당히 까다로운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외무부는 정식으로 스위스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노씨에 대한 국내법상의 형사소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노씨에게 적용될 죄목도 스위스당국의 협조를 얻는데 영향을 미칠것 이라고 외무부 관계자는 말하고 있다. 노씨에 대해선 정치자금법위반, 뇌물수수, 횡령등의 죄목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스위스법에 의해서도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여야 한다.
외무부가 이처럼 검찰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기도 전에 필요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스위스당국의 협력확보가 단순히 법률적인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노씨가 해외은닉자금에 대해 끝까지 함구하고 검찰도 이에대한 확고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한―스위스간에 정치적 고려가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면서 『외무부로서는 이러한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검찰로부터 공식적인 협상요청이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상황전개에 대비해 관계부처간 대책회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에서 노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에 스위스 은행에 예치됐을 자금이 인출되거나 별도의 돈세탁 과정을 거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외무부가 해외전공관에 출입국자및 교포사회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토록 지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이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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