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숙씨 긴급진료·재헌씨 정치꿈 꺾여/김복동·박철언 자민련부총재 입지 미묘/재벌사돈들 관련의혹 시달려 곤혹 입장/몇몇 측근제외 대개 발길끊고 불화설도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은 「노태우 가」사람들 모두를 일거에 위기로 몰아넣었다. 「멸문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친인척들은 비자금태풍에 휘말려 헤어나기 어려운 고난속에 빠져있다.
부인 김옥숙씨는 거액의 안방비자금조성 의혹에 시달리고있다. 김씨는 자신의 생일등 때마다 재벌부인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방법등으로 돈을 모았다는 설이 꼬리를 물고있다. 김씨는 이런 의혹이 보도되자 크게 상심, 주치의의 긴급 진료를 받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불똥은 아들 재헌씨에게도 튀었다. 민자당의 대구 동을 지역구를 맡아 정치인으로의 입신을 꿈꾸던 그는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할 형편에 놓였다. 노씨의 딸 소영씨는 지난 93년1월 미국체류때 20만달러 밀반입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다. 이 사건은 문제의 돈이 스위스은행에서 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씨의 해외비자금의혹으로까지 비화되고있다.
노씨의 동생 재우씨는 명의신탁을 통해 경기도 일대에 수십만평의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있다.
직계가 아닌 친인척들의 처지도 어렵다. 김옥숙씨의 친오빠로 노씨에게는 손윗처남이 되는 김복동 자민련부총재는 정치적 입지가 미묘해지고있다. 노씨의 처고종사촌인 박철언 자민련부총재와 동서인 금진호 민자당의원의 처지도 비슷하다. 이들은 노씨측과 일절 접촉을 끊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의 사돈인 선경그룹의 최종현 회장이나 동방유량의 신명수 회장등은 노씨비자금 은닉에 어떤 형태로든지 관련됐지 않느냐는 의혹에 시달리는등 사돈 잘못만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있다.
곤혹스럽기는 노씨의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노씨의 측근세력은 전두환 전대통령과 비교해서 숫적으로나 응집력면에서 비교가 안된다. 정해창 전비서실장 서동권 전안기부장 최석립 전경호실장정도가 대책회의 멤버이다. 최근에는 김유후 전 사정수석이 대책회의멤버에 합류, 실무를 총괄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와 서씨등은 15대총선 출마에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이번 사건으로 모든 것이 어렵게 됐다.
반면 홍성철 전비서실장 김학준 전 공보수석등 6공시절 청와대 참모진 대부분은 연희동과 거리를 두고있다. 김종인 전경제수석은 비자금파문소용돌이속에 미국으로 출국, 의혹을 샀으나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비서실장과 총리를 지낸 노재봉씨는 노씨에 대한 언급을 일절 기피하고있다.
측근중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이다. 그는 검찰에 자진출두, 비자금소유주가 노씨임을 밝힘으로써 비자금정국에 기름을 끼얹졌다. 일부에서는 노씨와 그의 불화설까지 나돈다. 노씨측근들이 최근 그에 대한 언급조차 꺼려해 불화설을 뒷받침하고있다.<이계성 기자>이계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