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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거래선 불신 “사업 안된다”/노씨 비자금 파문­대외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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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거래선 불신 “사업 안된다”/노씨 비자금 파문­대외 신뢰도

입력
199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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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기업 관계있나” 먼저묻기 일쑤/「삼풍악몽」 건설사들 엎친데 덮친격『수출상담이 어렵다. 거래선들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노씨의 비자금파문에 대해 먼저 물어온다. 당신 기업도 줬느냐,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꼬치꼬치 묻고 있다』

수출전문기업인 모 종합상사 영업담당부장은 최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지사에서까지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무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거래상담을 하기전에 우선 기선을 제압당해 좋은 조건으로 상담을 이끌어가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모 건설사 수주담당임원은 더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삼풍사고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노씨 비자금사건까지 터져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한수 접히고 들어간다. 가격을 낮게 제시해도 공사를 제대로 하겠느냐는 투의 말을 듣는다. 외국 발주자들이 우리나라가 남미나 아프리카의 후진국과 다른 게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과 함께 국내 주요사업에 참여했던 외국기업들은 과거의 사업은 물론 앞으로의 사업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미 6공비리로 판명된 각종 사업에 참여했던 외국 거래선들은 이번 사건의 파장이 자신들에게까지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노씨 비자금파문이 기업의 대외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해외투자계획도 전면 보류했다. 이번 사건이 국내에서 어떤 방향으로 확산될지 몰라 서이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합작파트너의 회의적인 반응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더욱 심각한 상태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때부터 경쟁국 건설사들의 흑색선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건설사들은 이번 파문이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들이다.

연간수출 1,000억달러의 의미도 퇴색했다. 수출할수록 불어나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본재의 수출비중을 늘리고 선진국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 수출기업 입장에서 이번 비자금파문은 치명적인 것이다. 일부 기업인들은 『필리핀의 마르코스전대통령이 쫓겨날때 필리핀이라는 나라와 필리핀에서 만든 상품을 믿을 수 없었던 기억이 새롭다』고 말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노씨 비자금과 당신기업은 무관하느냐고 물어올 때는 할말이 없다. 설사 관계없다 하더라도 외국거래선에게는 한국기업이 모두 똑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진국 거래선일수록 이번 파문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자금파문은 조기에 수습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경제가 정치에 휘말리지 않도록 정부나 기업 모두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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