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씨 비장의 「회계장부」 있을까/“뭉칫 돈은 「퇴임보험」 차원 기록 남겼을 것” 관측/정당·특정인 지원내역 포함땐 정국 최대뇌관「노태우 파일」은 있을까. 노전대통령이 재임기간에 조성한 비자금의 입출금내역을 기록한 문서는 존재하는 것일까. 노씨가 이른바 「통치자금」의 수금액을 총액으로만 밝히고 지출부분도 두루뭉실하게 언급한 이후 이제 관심은 노파일의 구체적 내용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노씨측은 검찰의 소환조사에 대비, 비자금의 조성경위와 용처등을 담은 별도의 경위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그러나 이 경위서에도 총조성액 5천억원의 출처를 큰 묶음으로만 언급하고 3천3백억원의 사용처도 정당운영비, 격려금등의 항목으로 메울 것으로 보여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같다.
따라서 초점은 노씨 자신만이 비장하고 있을 「회계장부」이다. 물론 노씨가 5년에 걸쳐 다양한 통로로 조성한 비자금의 출납내역을 모두 기록해놓았는지, 혹은 아직도 일일이 기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최대쟁점인 대선지원자금이나 13·14대 총선, 91년 기초·광역의회선거때 정당이나 특정인에 지원한 뭉칫돈등은 「파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지배적 관측이다.
퇴임후 전두환 전대통령이 당한 「험한 꼴」을 목격한 노씨로서는 「퇴임보험」인 차원에서라도 이같은 기록을 남겼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노씨가 사과성명에서 대선자금부분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역설적으로 이같은 관측의 신뢰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여권핵심부에 대항할수 있는 마지막 무기를 남겨놓기 위해 이 파일을 열지 않았다는 해석이나, 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서둘러 20억원 수수사실을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여권 주요인사를 정례적으로 관리한 내역과 퇴임하는 장관, 수석비서관 등에게 준 격려성 전별금등도 담겨 있을 것같다. 노씨가 전씨에 비해 손이 작아 전별금액수가 수천만원 수준이었다고 하나 자신이 아꼈던 이종구 전국방장관 김종휘 전외교안보수석등의 퇴임시에는 수억대의 위로금을 줬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아울러 현재 의혹으로 부각된 사돈기업들의 기업인수자금이나 채권실명화자금의 출처, 그리고 야권에서 제기하는 대형국책사업 비리및 재산해외도피의혹등을 풀어줄 열쇠도 노파일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노파일의 최대뇌관은 역시 지난 대선때 주요정당, 특히 여당에 지원한 내역이라고 해야 할 것같다. 현 여권의 핵심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지원한 액수도 야권이나 일반인들이 추측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고 말하고 있지만 6공측 인사들의 태도는 다른게 사실이다. 또 이 파일에는 대선외에 89년 중간평가 유보과정이나 5공청산협상 등에서 야당에 건네진 돈이나 3당합당과정에서 여당수뇌부에 지원된 내용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파일의 뚜껑을 여는 것과 동시에 정국은 극심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같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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