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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천억 달러시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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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천억 달러시대(사설)

입력
199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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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천억달러 달성은 우리 역사에 남겨야 할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지난 64년 11월 30일 1억달러 돌파를 기념해서 수출의 날을 제정한 후 31년만에, 77년 1백억달러 기록을 깬 후 18년만에 1천억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으로 올라선 것은 60∼70년대 개발의 연대를 「잘 살아 보자」는 생각 하나로 오로지 일에 헌신하며 일생을 살아온 기업과 근로자 공무원들에게는 감회어린 성취의 기록이다. 선진국으로 향하는 경제발전의 긴 도정에 세워야 할 뚜렷한 이정표이기도 하다.맨손으로 시작해서 수출 1천억달러를 달성하기 까지 30년 압축성장의 과정은 시련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하면 된다」는 국민적 합의와 산업역군들의 피땀 어린 노고가 이만한 성취를 이룩할 수 있게 했으며 금세기내 2천억달러 달성을 내다보는 희망도 가질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1천억달러는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니며 2천억달러도 마지막 목표가 될 수 없다. 2천억달러를 지나서 선진국 문턱을 완전히 넘어설 때 까지 우리의 경제발전은 계속돼야 하고 수출도 계속해서 늘어나야 한다.

우리의 수출환경은 과거 30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전세계적으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신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한국을 향한 선진국들의 규제와 통상압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안으로도 조건이 달라졌다. 임금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고 기술은 갈수록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 수출은 중국 말레이시아등 후발 중진국들에는 가격으로 지고 선진국들에는 기술과 품질로 지고 있기 때문에 앞뒤로 압박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며 현재로서는 이 포위망을 벗어날 묘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쪽으로도 비교우위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등 제한된 일부 품목의 대량 수출로는 2천억 달러의 튼튼하고도 항구적인 수출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전략, 새로운 성장전략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 수출이 제자리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물량위주의 투입형 수출주조와 전근대적인 통상조직, 비효율적이고 규제 일변도인 행정환경과 기업의 묵은 관행같은 것들이 새로운 시대환경에 맞게 전면적으로 쇄신돼야 한다.

특히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원천적으로 억압하고 있는 토지 노동 자본등 생산요소의 고질적인 고비용구조를 과감하게 타파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도 근원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수출 1천억달러의 기념비적인 기록 달성이 한국 경제에 제2의 새로운 수출시대를 여는 전기가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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