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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3이」내세워 이권사업 지휘/노씨 비자금 파문­주범과 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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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3이」내세워 이권사업 지휘/노씨 비자금 파문­주범과 종범

입력
199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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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의 주재땐 별도의 메모·지시/잦은 재벌모임·정기상납 직접챙겨/비자금 조성액 5천억 훨씬 넘을듯대통령재임중 조성된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은 노태우전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해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가 경제를 직접 챙기기 시작한 91년께부터 굵직굵직한 6공비리와 연루된 사업들이 본격 추진됐고 이 시기를 전후해 주요 그룹총수들의 청와대모임이 잦았으며 기업들의 정기상납 액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91년에 실시키로 한 금융실명제를 전면 백지화한 것이나 이 즈음에 있었던 경제관료의 잦은 교체배경도 노씨의 비자금 조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을 비롯해 이원조씨 이용만씨등이 다리역할을 하고 심부름을 했지만 대부분의 비자금은 노씨가 직접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전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당시 노전대통령이 유난히 경제부문을 챙기고 나섰던 사실이 비자금조성과 깊이 연계돼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고위관료는 『92년 1월4일 경제장관회의를 청와대가 직접 주재했다. 이 회의는 원래 경제기획원장관이 주재해 왔는데 대통령이 나선 것이다. 비경제부처부터 시작하기로 한 새해 업무보고도 경제부처가 먼저 했다. 경제분야에 대해서만큼은 별도의 메모와 지시를 내리곤 했다』며 노씨가 집권초와는 달리 경제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91년초부터 이같은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91년 4월부터 직접 과학기술진흥회의를 분기마다 주재하면서 경제분야에 서서히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노씨가 92년에 들어와 『이제부터 경제만큼은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한뒤 각종 회의나 일처리에 있어서 경제에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다.

노씨가 경제부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91년초부터 공교롭게도 각종 대형 비리사업들이 추진됐다. 수서사건의 발단이 된 이 지역 조합주택 특별분양결정이 91년초에 내려졌으며 영종도 신공항사업이나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된 것은 92년초부터다. 차세대전투기사업이나 대(대)잠수함초계기 차세대헬기 한국형전차 한국형구축함사업등 주요 무기도입사업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비리도 91년과 92년에 걸쳐 집중됐다. 1백여개에 달하는 골프장허가가 91년에 들어서면서 줄을 이었고 월성원전 2∼4호기의 원자로설비공사와 일산 열병합발전소공사 및 울진 3,4호기 토목공사등에 얽힌 비리도 91년 10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씨는 집권후반기 30대그룹 총수들을 공식적으로 청와대에 부른 것은 물론 개별적으로도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정기적으로 제공된 비자금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총수와의 모임은 한동안 5대그룹씩 모두 6차례에 걸쳐 30대그룹의 총수를 부르거나 연말 망년모임의 형태로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총수들은 노씨와의 면담이 이루어질 때마다 어김없이 돈을 건네줬다고 한다. 총수들의 청와대행은 곧 돈보따리를 전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주요 그룹총수들이 노씨에게 전달한 비자금의 규모는 집권초 그룹에 따라 20억∼30억원에서 해가 갈수록 불어나 91년께부터는 한번에 최고 1백억원까지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노씨에게 재임중 정기적으로 제공한 돈의 규모는 모두 2백60억원에 달했다. 이로 미루어 최소 30대그룹이 청와대에 정기상납한 돈만 5천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게 재계의 계산이다. 재계는 이 자금중 대부분이 노씨가 경제분야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한 91년초부터 조성됐으며 각종 이권사업과정에서 챙긴 돈까지 합할 경우 노씨가 챙긴 비자금은 5천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당통합등의 정치변혁과정에서 노씨는 기업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자금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퇴임을 1년여 남겨놓고는 이미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했던 것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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