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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와이서 미주 한민족 시비 제막식·시인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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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와이서 미주 한민족 시비 제막식·시인의 밤

입력
199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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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서 되새긴 감동의 조국애”/광복 50돌 기념 본사·대한항공 주최/서정주,고단한 이국의 삶 격려 헌시/시·창 등 어우러진 한국문화제전 감격/31일에도 LA서 두번째 행사예정미주에 우뚝 선 한민족의 굳센 얼을 기리는 「미주 한민족 시비 제막식 및 시인의 밤」이 27일 하오(이하 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일보사와 대한항공이 광복 50주년과 한민족의 미국이민 1백주년을 앞두고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는 교민들에게 비록 몸은 이역만리 타국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고국을 향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준 감동깊은 자리였다.

교민들은 물론 이 행사를 위해 한국에서 간 참석자들은 모두 조국이란 무엇이며 왜 그토록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31일에는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일보 미주본사 앞에서 두번째 시비 제막식이 열리며 이어 한국문화센터에서 시인의 밤 행사가 펼쳐진다.

▷시비제막식◁

미주지역에서 한국인이 가장 먼저 발을 디딘 땅인지라 교민들은 이 행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고 고국에서 온 20여명의 예술가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시비 제막식에는 정계성 민주평통 하와이지역협의회장 스킵홍 하와이국민회장 이승지 하와이 한인회이사장 이동진목사 기대원 대원사주지등 3백여교민이 참석했다.

신예여류조각가 한해라씨가 제작한 시비는 160㎝ 높이의 화강암에 한반도 형상이 조각돼 있다. 세계적인 명승지 와이키키해변을 마주 보는 자리에 세워진 시비에는 미당 서정주(미당 서정주)시인의 시 「한국교포들의 마음(The Heart Of Korean Immigrants)」이 새겨져 있다.

<산까치 우지짖는 아름다운 아침나라 그 맑은 조국의 햇빛을 우리 어느 땐들 어찌 잊을 건가…> 로 시작되는 기념시는 이민족에 쫓겨 하와이에 고단한 몸을 기댈 수 밖에 없었던 근 100년전의 조상들을 기리는 노래이자 당당히 미국에 뿌리를 내린 후손들에 대한 격려사이다.

▷시인의 밤◁

시비 제막식에 이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에서 열린 「시인의 밤」도 현지에서 태어난 교민들에게는 처음 맛보는 한국문화 제전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김종길 김광림 성찬경 김남조 이근배 강계순 신달자 강은교 김소엽 허영자씨 등 시인들이 자작시를 낭송했다. 책이나 이름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인들이 들려주는 시에서 교민들은 모처럼 고국의 따뜻한 품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이어 성악가 김태현씨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불러 한껏 분위기를 돋우었다. 행사는 국악인 박윤초씨가 유치환의 「그리움」을 창으로 부를 때 절정에 달했다. 창이라는 형식이 교민들에겐 낯설기도 했지만 소름끼치도록 강렬한 음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교민 대니얼 리씨는 『모국의 대표적 시인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행운이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대통령 접견◁

하와이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숙소인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호텔에서 한민족시비 제막식행사 참석차 하와이에 온 장재구 한국일보명예회장 조양호 대한항공사장 김종길 김남조씨등 문인10명과 성악가 국악인, 95 미스코리아 김윤정 김정화 김민정 한성원 이경숙 임주연양 등을 접견하고 뜻깊은 행사를 격려했다.<호놀룰루=홍정호·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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