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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추적 확대 분명” 파장 걱정/노씨 비자금 파문­금융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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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추적 확대 분명” 파장 걱정/노씨 비자금 파문­금융계 반응

입력
199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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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몸사린 사채시장 거의 철시상태/증시 1,000P 안착불구 불안감은 여전금융권은 27일 노태우 전대통령이 「쓰고 남은 돈」이 1,700억원이라고 밝힘에 따라 검찰이 신한은행과 동아투금에 이어 나머지 금융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앞으로의 추이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노씨가 밝힌 「1,700억원」보다 더 많은 비자금이 숨어있을 것이란 여론이 높아 검찰이 수사를 조기종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자금 사건이 터질때마다 단골로 거명되면서도 그동안 노씨 비자금 파문의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던 동화은행은 26일 허홍근(53)영업부장등 간부 2명이 검찰에 전격 소환되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긴장했다. 동화은행 고위 임원은 그동안 비자금 관련설에 적극 반발하던 태도를 바꿔 『할 말이 없다』며 일체 면담을 사절하기도 했다.

동화은행은 그러나 이들 간부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 이유가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차명계좌에 연결된 계좌의 수표 입출금 내역을 조사하기 위한 것일 뿐 또다른 비자금 계좌를 확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검찰의 설명에 안도했다.

상업은행은 그동안 노씨의 비자금과 무관함을 애써 강조해왔으나 효자동 지점에서 일부 비자금의 모계좌가 드러났다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자 허탈해 하면서 앞으로 닥칠 파장을 걱정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비자금 파문이 터져나온 이후 나름대로 의심스런 계좌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여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신했으나 우리 은행에까지 불똥이 튈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이제는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업은행은 그러나 효자동 지점에 「아름회」라는 명의의 계좌가 실제 존재하는지, 그 계좌의 잔고와 총입출금액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실명제 비밀보호규정을 들어 밝히지 않고 있다.

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노씨의 비자금과 관련된 계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후 바짝 긴장하면서 『비자금 관련 계좌가 있다면 비자금이 은닉된 계좌라기보다 비자금이 거쳐가기위해 개설된 계좌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씨 비자금 수사가 전금융권으로 확대됨에 따라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 전주들이 몸을 사린 사채시장은 거의 철시상태.

한국은행등 금융계에 의하면 최근 서울 명동 충무로등의 사채시장에서는 소액 가계대출만 조금씩 이뤄질 뿐 기업대출은 뚝 끊긴 상태다.

한은 자금부 관계자는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가 제2금융권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자 신분노출을 우려한 사채전주들이 자취를 감춰 사채시장이 거의 마비상태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한편 비자금파문이 「네자리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던 증권가는 이날 노씨의 대국민사과 성명발표로 증시가 비자금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있게 된 것으로 판단, 안도하는 분위기. 이를 반영하듯 이날 주식시장은 장중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000포인트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가는 사과문 발표직후 9포인트이상 뛰어올랐다가 하오들어 오른만큼 다시 빠지는 급등락현상을 보여 아직도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있음을 보여주었다.<유승호·김병주 기자>

◎노씨 “금융기관 전무후무한 고객”/「큰손」도 수백∼1,000억 예치 불과

노태우 전대통령이 27일 재임기간에 조성한 비자금 5,000억원중 쓰고 남은 돈이 1,700억원이라고 밝힘으로써 노씨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전무후무한 최대 고객임이 입증됐다.

또 비자금이 입금된 신한은행과 동아투자금융등은 앞으로 노씨의 비자금이 국고 등으로 환수될 경우 최대 고객을 잃게 되는 셈이다.

금융계에서는 시중은행은 물론 투자금융사 보험사등 전 금융기관에 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넣어둔 고객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사채시장을 주름잡는다는 「큰손」들이 금융기관에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정도 분산 예치시켜 놓고 있다는 소문은 있으나 이 소문도 부풀린 추측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722억원이 예치된 것으로 확인된 신한은행이나 248억원이 확인된 동아투금의 관계자들은 기관이나 기업을 제외한 개인고객중 100억원이상을 예치한 사람은 이번 경우를 빼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노씨는 재임기간에 감당하지도 못할 정도의 거액을 무조건 받아 챙겨 관리에도 무척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억원 정도를 돈 세탁하려 해도 적어도 3군데이상의 금융기관을 거쳐야 하는데 5,000억원을 예치사용했으니 얼마나 품이 많이 들었는지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영기 기자>

◎노씨 「검은돈」 은닉 3대 금융상품/기업금전신탁­한도제한없고 수시 입출금­어음관리계좌­수익률 높아 최적 상품 꼽혀/양도성예금증서­무기명이면서 양도 가능

노태우 전대통령이 비자금을 기업금전신탁과 어음관리계좌(CMA), 양도성예금증서(CD)로 은닉한 것은 무기명거래가 가능하고 상품별로 고수익이 보장되는등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동아투금은 차명계좌를 알선해 주면서 노씨측에게 이들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소개, 금융권에서도 이들 3개 상품을 최적의 검은 돈 은닉처로 꼽고 있음을 보여줬다. 3개 상품의 특징을 알아본다.

▲기업금전신탁=노씨의 비자금중 722억원이 이 상품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상품은 예치한도가 1,000원 이상으로 제한이 없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데다 1년의 신탁기간이 끝나도 해지신청이 없을 때는 원리금이 자동으로 재신탁된다.

▲어음관리계좌=동아투금이 노씨의 비자금 248억원을 이 상품으로 운용했다. 기업금전신탁과 마찬가지로 만기일이 지나면 예치기간이 자동연장되고 높은 수익률이 보장돼 단기 금융상품 중 검은 돈이 숨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예치한도는 400만원 이상으로 하루만 맡겨도 실적 배당을 받게되며 최장 만기일은 180일로 비교적 짧다.

▲양도성예금증서=노씨측이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개설돼 있는 차명계좌에 입금하기 위한 자금을 세탁하는데 이용했다. 무기명이면서 양도가 가능해 유통시장에서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 현금화가 쉽지만 중도해지는 불가능하다. 최저 발행단위는 3,000만원으로 만기는 30일이상 270일 이내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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