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전씨 25분분량 노씨 8분30여초 불과/전씨 재산헌납 밝혔으나 노씨 언급도 안해27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역사는 두번 반복된다」는 말을 실감케했다. 7년전인 88년11월23일에도 전두환 전대통령이 자택에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5공비리에 대해 사죄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두 전직대통령 사과문의 유사점과 상이점이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우선 사과문의 분량에서 차이가 났다. 낭독시간에서 전씨는 25분이었으나 노씨는 8분30여초에 불과했다. 이는 전씨의 사과가 5공비리 전반에 대한 것인 반면 노씨가 비자금문제에 국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죄문의 기조는 비슷한 편이었다. 모두 국민에 대한 사죄의 심정을 표현한 뒤 자신의 잘못에 대한 변명을 주로 했다. 특히 퇴임후 비자금에 대해 노씨는 『임기중 조성된 통치자금 5천억원중 사용하다 남은 1천7백억원을 나라와 사회에 되돌려주려했으나 여러가지 상황으로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합리화했다. 이에대해 전씨는 『퇴임후 국가원로자문회의의장으로서 쓰기위해 여당총재로서 사용하다 남은 돈 1백39억원을 관리해왔다』고 변명했다.
비자금 조성경위에 대해서 노씨는 『주로 기업인들로부터 성금으로 받았다』고 밝힘으로써 사법처리대상이 되는「뇌물」이 아님을 부각시키려했다. 반면 전씨는 『정치자금의 창구를 일원화하고 그것을 본인이 직접 관장했다』고 막연하게 언급했다.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모두 선거비용, 정당운영비등 주로 정치활동비로 썼다고 주장했다.
처벌문제에 대해서는 전씨는 「해외추방불가」를 명시했다. 전씨는 『조국을 떠나는 것이 아닌한 속죄하는 마음으로 어느 곳에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노씨는 『어떠한 처벌도 어떠한 돌팔매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재산처분과 해외재산존재여부등에서는 차이가 분명했다. 전씨는 재산 국가헌납의사를 밝힌 반면 노씨는 이에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또 전씨는 『해외에 재산을 도피시킨 적이 없다』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했으나 노씨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다. 정가에서는 『두전직대통령의 사과문을 비교할 때 노씨의 사과문이 전씨의 것과 달리 집권세력과의 정치적 절충을 본격적으로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전씨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등을 「해명」배경으로 길게 거론한 반면 노씨는 이같은 내용이 전혀 없어 성격차이를 느끼게 했다. 또 전씨의 사과문 발표때는 안현태 전경호실장 이양우 전청와대사정수석 민정기 비서관등이 배석한 반면 노씨 발표때는 아무런 배석자가 없었다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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