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긍정속 “정신 덜차렸다” 비난여권/“뻔뻔스럽다” 즉각소환·구속 촉구야권노태우 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자체에 대해 여권은 일단 긍정적 자세를 취했으나 야권은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일 수없다』며 일제히 반발하며 대선자금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여권도 대국민사과와 검찰수사는 별개라는 입장아래 사법처리 입장을 굳혀가고있어 비자금파문은 확대일로로 치닫고있다.
○…민자당은 노전대통령이 조기에 대국민사과를 했다는 사실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검찰조사 마무리전에 사과가 이뤄져야한다는 여권의 요구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또 어떠한 심판도 달게 받고 당국의 출석조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한 자세도 진일보한 것이라고 보고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밝힌 비자금규모와 조성경위등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윤환대표와 강삼재 총장등 당직자들은 이날 TV로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장면을 지켜보고 대책을 숙의했다. 손학규 대변인은 대책회의후 논평을 통해 『검찰에서 진위를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기대하며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유보적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그 정도로는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는듯하다.
또 『노전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덜 차린 것같다』며 사과내용에 불만을 표시하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이에따라 여권기류는 노전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검찰소환조사후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굳어지고있다. 이와관련, 강총장은 『사과와 검찰수사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한 중진의원도 『노씨가 밝힌 비자금 액수만으로도 그냥 넘어갈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사법처리를 기정 사실화했다.
당내에서는 노전대통령이 92년 대선자금부분을 언급하지않은 것과 관련, 노전대통령이 모종의 정치적 협상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하는 인사들도 있으나 강총장등은 『어떠한 정치적 절충도 있을 수없다』고 확연한 선을 그었다.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대한 야3당의 첫반응은 약속이라도한듯 『진정한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였다. 야권은 이날 『후안무치하다』『뻔뻔하다』는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쏟아내며 노씨회견내용을 격렬히 비난했다.
또한 3당 모두 노씨의 즉각소환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등 더욱 거센 공세를 펼쳤다. 당략에 따라 노림수는 달랐지만 똑같이 14대 대선지원내역의 공개를 촉구하는등 비자금정국을 확대재생산하겠다는 태도이다.
국민회의의 박지원 대변인은 『노씨발언에는 전혀 반성의 빛이 보이지않는다』며 『현정권과 사전에 정치적 흥정을 벌인 뒤에 나온 내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비자금의 대부분을 기업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율곡비리등 이권사업개입을 통해 챙긴 것은 만천하가 아는 사실』이라고 공박했다. 이날 하오 긴급소집된 간부회의에서도 의원들은 ▲대선당시 김영삼후보에게 지원한 선거자금내역의 미공개이유 ▲ 5천억원및 1천7백억원으로 밝힌 조성액및 잔액의 축소의혹 ▲성금모금 변명등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아예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한 대국민사기극』으로 몰아붙이며 노씨에 대한 구속과 별도로 국회청문회개최를 요구했다. 이규택대변인은 『범죄행위가 분명한 통치자금조성에 대해 한마디 사과없이 합법화하려는 뻔뻔함을 보였다』며 『대선지원자금등을 밝히지않은 것은 검은 돈을 받은 정치권과의 흥정을 통해 죄를 축소하려는 기도』라고 비난했다.
이철 제정구 의원등도 『몇차례나 되풀이한 거짓말에 대한 사과없이 변명으로 일관한 그의 회견을 누가 믿겠느냐』고 분노했다.
한편 자민련의 안성열대변인도 논평에서 『알맹이없는 사과로 다시한번 노씨의 후안무치함을 알게됐다』며 『가장 큰 의혹을 사고있는 대선지원내역을 즉각 공개하라』고 밝혔다.<이계성·이동국 기자>이계성·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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