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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키 「어머니」(고전여행: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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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키 「어머니」(고전여행:30)

입력
199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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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효시/아들의 노동운동 지켜보며 불평등 자각 여혁명가 변모『과거 노동자들이 무의식적으로 혁명운동에 관여해왔다면 지금의 노동자들은 「어머니」를 매우 유용하게 읽고 있다』

레닌은 러시아 문호 막심 고리키(1868∼1936)의 장편소설「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 노동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혁명운동을 바라보면서 여성혁명가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고리키의 「어머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품의 효시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어머니」에서 볼 수 있는 현실적인 묘사와 표현, 역사적 이해, 사회주의 정신에 입각한 이데올로기등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고전적 명제로 자리잡았다.

1907년 러시아에서 발표되자마자 압수된 이 작품은 10년뒤 러시아 10월혁명으로 가는 역사의 흐름을 포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리키가 세계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아버지로 손꼽히는 것은 작품 전면을 흐르는 투철한 역사의식 때문이다.

1902년 실제로 있었던 모자체포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는 「어머니」에는 당시 노동자계급의 현실상이 잘 묘사돼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 등장하는 노동자의 모습은 가난과 탄압에 찌든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라 현실의 변화를 꿈꾸는 능동적인 인간이다. 작품은 주인공의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 흐른다.

공장 노동자인 파벨은 사회의 불평등에 반발하여 사회주의 서클에 참가한다. 처음에 이를 걱정하던 어머니는 아들과 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들이 옳다는 확신을 얻는다. 아들 파벨의 혁명운동을 지켜보면서 어머니는 지난 세월의 공포, 순종과 희생의 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지기에 이른다. 파벨과 동료들은 어머니를 통해서 인류애를 절실히 느낀다.

자식이 체포된 뒤 어머니는 법정에서 자식의 정당함을 호소하다가 체포된다.『피바다를 이룬다 해도 진실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절규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고리키는 10월혁명 이후 소비예트 정권이 들어서자 과격파에 의해 숙청될 위기에 처한다. 레닌의 도움으로 국외로 망명한 고리키는 후에 스탈린에 의해 고국으로 돌아오지만 결국 침실에서 독살된다. 스탈린이 범행했다는 설이 있으나 밝혀지지 않았다.

스스로가 노동자출신이었던 고리키가 러시아 고전문학과 소비예트 문학의 훌륭한 교량역할을 했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어머니」는 이러한 그의 정점에 서있는 작품이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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