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희망도 지역여론 향배에 달려「웅지의 날개를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접어야 하는가」
지난 1월 민자당 대구동을 지구당 위원장에 선출돼 전직대통령의 아들로서는 처음으로 정치일선에 뛰어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불과 9개월여만에 청운의 뜻을 거둬들여야 할 입장에 처했다.
『아버지가 못한 일까지 최선을 다해 이루겠다』며 자신감을 보인 그는 열성적인 지역활동으로 유달리 드센 대구지역의 반민자정서에도 불구하고 당선가능한 위원장중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지구당위원장 사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형세다. 민자당의 노전대통령 사법처리 주장은 재헌씨에겐 『떠나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의 동정도 기대할 수 없는 처지이다. 대구출신의 한의원은 『노위원장을 사퇴시키라는 전화가 많이 온다』고 지역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번 사안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다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수사가 노전대통령에 대한 김영삼대통령의 「배신」으로 비쳐질 경우 지역정서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때 무소속 또는 자민련간판을 걸고 총선에 뛰어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재헌씨측은 『정권을 넘겨준 사람을 배신한 당을 떠나라는 격려전화가 적잖게 온다』며 이러한 기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는 격분한 국민의 감정을 달래야한다는 전제가 있다. 때문에 아버지의 결단은 아들의 고민을 푸는 해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해결방향이 안개에 싸인 지금으로선 그의 고민도 계속될 전망이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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