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억압·방황속 한 여자와 두남자「머나먼 쏭바강」 「우묵배미의 사랑」의 작가 박영한이 오랜만에 발표한 전작 장편소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미스 케이라는 여성이 국민학교 시절 흠모하던 가정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갖게 된 심리적 억압과 방황, 그를 둘러싼 두 남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화자의 친구 영조는 베트남전 당시 수색대 동료가 죽는 순간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과거 때문에 자신이 위선자란 피해의식에 시달린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 나오는 인신주의자 키릴로프처럼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강한 의지를 가졌지만 허무의식에 젖어들어 자살에 이르는 그와 그의 연인 미스 케이, 그리고 화자 사이의 교류를 통해 「죽음은 삶의 새로운 연장」일 수 있다는 성찰을 이끌어 낸다. 열림원간·6,800원<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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