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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설기업 일손 놓은채 관망/노씨 비자금 파문­재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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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설기업 일손 놓은채 관망/노씨 비자금 파문­재계 분위기

입력
199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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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투자·내년사업계획등 일시 중단/“경제파국 최악상황은 없어야” 입모아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재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중의 소문들이 하나 둘 사실로 확인되자 이와 관련해 갖가지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해당 기업들은 일손을 거의 놓은채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노전대통령에게 비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그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기업들의 신규투자나 내년도 사업계획수립등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비자금사건은 특히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반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돌출사안으로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최대 악재로 대두됐다. 기업들은 따라서 비자금파문으로 국가경제 전체가 추락하는 상황으로까지는 비화되지 않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정치권에 휘몰아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를 더해가며 재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기인사와 인력채용, 내년 사업계획 수립등으로 기업에는 연중 가장 바쁜 시점인데도 재계는 만사를 제쳐두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채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벌써부터 연쇄부도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장 재계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정체모를 소문으로, 이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일부 그룹들이 꾸준히 구설수에 오르고 있으며 해당기업들은 『절대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할뿐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기업 거의 모두가 비자금은닉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의 가장 큰 관심은 비자금 출처를 캐는 검찰수사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정치자금에 관한 한 주요그룹들은 『5·6공당시 대기업의 청와대 정치자금제공은 관례였으며 자금출처를 일일이 캐내 사법조치한다면 살아남을 기업이 드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5공당시 일해재단기금 모금과정에서 『강제성이 있었다』는 점때문에 돈을 낸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 반대급부를 노리고 뇌물성 자금을 건네 6공비자금 조성에 기업들이 일조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기업은 치명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자금의 출처가 드러나고 돈세탁에 관련된 기업의 이름까지 공개될 경우 재벌총수나 임직원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의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해 기업활동이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도 투자계획을 수정하거나 중요 프로젝트의 추진일정을 늦추고 있다. 전경련관계자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총선때까지 기업의 영업활동과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들은 『경기 하강속도가 가속화될 위험성이 높다. 비자금파문으로 경제 전반이 파국을 맞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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