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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 “위기감”/노씨 비자금 파문­연희동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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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 “위기감”/노씨 비자금 파문­연희동 표정

입력
199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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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상황악화 버티기 한계/여 핵심과 「담판」에 벼랑끝 기대노태우 전 대통령측은 26일 이미 전모가 드러난 4백85억원외에 2백68억원의 비자금이 또다시 드러나자 당혹감과 함께 묘책을 찾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여권과 협상창구역할을 맡고있는 서동권 전 안기부장과 정해창 전 청와대 비서실장등은 이날 시내모처에서 회동, 대책을 논의한뒤 노전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핵심부가 6공과의 단절의지를 분명히 하고있는데다 검찰도 노전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방침을 굳히고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6공의 선택폭은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같다. 노씨진영은 비자금설이 폭로된 직후부터 선검찰조사―후입장표명의 수순을 고수하며 「버티기작전」을 계속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결국 노전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노전대통령측은 당초 방침에서 한걸음 후퇴,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이라도 대국민사과를 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몇가지 전제조건을 여권에 제시하며 시간을 끌고있다. 6공측은 자신들이 벼랑끝에 서있다고 보고 청와대측과의「담판」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같다. 다시말해 노전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간의 직접대화를 통해 최소한 「신변보장」이라도 담보하겠다는 속셈인 듯하다.

정전비서실장은 이와관련, 『이번일은 사안의 성격상 당에서 나설 일이 아니다』고 말해 노전대통령이 청와대측과의 직접대화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5공청산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한뒤에 백담사에서 유배생활까지 했지만 그후 또다시 국회증언대에 섰던 점을 중시,이중단죄만을 면하겠다는 계산을 하고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의 생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김대통령이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하라』고 언급한 대목에 비춰볼 때 앞으로 수사의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노전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점도 연희동측으로선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결국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한 노전대통령의 입장에선 막다른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있는 셈이다. 최근 그의 일부측근들이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며 14대 대선자금등 정치자금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한 것도 뒤집어보면 연희동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할 때 비자금문제를 함께 거론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이 협상카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권이 정치자금의 전모를 폭로하는 문제에 대해 『충분한 대응논리가 있다』고 맞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노씨진영에 버틸만한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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