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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태풍속 연희동 풍경/적막감 노씨집 주치의 돌연 방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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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태풍속 연희동 풍경/적막감 노씨집 주치의 돌연 방문 눈길

입력
199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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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여m 떨어진 전씨 북한산행 등 평온/주민들 비자금 액수만큼 커지는 배신감「비자금태풍」의 핵인 「연희동」은 26일 다소 누그러진 가을날씨 속에서도 썰렁하고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 이날 동아투자금융과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서 5백억원 가량의 비자금계좌가 추가로 발견되고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가 곧 있을 것으로 보이자 노전대통령의 연희1동 자택 주변에는 폭풍전야같은 긴장감이 종일 감돌았다.

자택 5백여 주변에 전경 6개중대가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연희동에 쏠리고 있는 국민의 눈과 귀는 시시각각으로 예리함을 더하고 있다.

이날 정해창 전청와대비서실장과 최석립 전청와대경호실장이 방문한 것 외에는 6공인사나 친인척의 발길은 점차 뜸해지고 있다. 낮에는 그의 주치의였던 서울대 의대 최규완 박사가 돌연 방문해 관심을 끌었다. 집안에는 민자당 대구 동을지구당위원장인 장남 재헌(30)씨만이 자신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가운데 지난 19일 대구에서 상경, 줄곧 아버지를 「보좌」하고 있다. 이날 상오 컵라면 9박스와 커피를 들여갔던 동네의 한 슈퍼주인 원모(43)씨는 『전 가족이 침통한 분위기여서 말조차 건넬 수 없을 정도였다』고 안의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이곳에서 불과 7백 떨어진 연희2동에 사는 전두환 전대통령은 이날 측근들과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 정권을 「인수인계」했지만 애증이 교차하는 옛친구의 불행을 「10·26」 16주년인 이날 어떻게 느꼈을까.

전직대통령 이웃들의 심사는 노전대통령 이상 참담하다. 지난 93년 3월 청와대 주인에서 「보통시민」으로 돌아왔을때 주머니를 털어 환영대회까지 열어주었던 이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비자금 액수만큼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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