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이 가져올 인류멸종 「경고」사람들은 끊임없이 앞날을 내다보기를 원한다. 때문에 미래를 예견하는 석학들의 책들을 모아 놓은 서점코너에는 사람들이 늘 붐빈다. 국내에 소개된 대부분의 미래서는 인류의 앞날을 장밋빛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우리들의 앞날이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 환경오염문제를 생각할 때는 암울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회생물학계의 대부인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92년에 펴낸 「생명의 다양성」(까치간)이라는 책은 무척 인상적이다.
이 책은 인류가 현재와 같은 환경파괴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의 멸종을 계속해 나간다면, 인류는 여섯번째의 멸종기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환경에 대한 적응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종이 태어나는 과정을 찬찬히 그리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억년동안 진화를 급격히 파괴하면서 생물의 다양성을 급속히 파괴시켜 버린 대규모의 변동을 우리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어느 사회과학자들의 시계가 6억년이라는 광대한 시간의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점에서 보면 생물학자나 인류학자들의 시계는 사회과학자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다. 따라서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도 무척이나 독특하다. 다섯 번에 걸쳐 지구에 가해진 엄청난 자연의 타격으로 파괴된 생물의 다양성이 진화적으로 회복하는데는 1,000만년에서 1억년에 이르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류는 지금 이 순간에 이미 여섯번째의 대재앙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번 재앙의 원인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인간의 활동 그 자체에 원인이 있다. 그는 그 증거로 전세계의 생태계들이 직면하고 있는 멸종의 위기를 상세히 그리고 있다. 그는 2020년이 되면 생물종의 20%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 역시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들 가운데서 하나에 불과하다는 엄연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현세대의 이익을 앞세워 환경오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행동이 생물의 다양성을 줄이고 급기야는 대재앙을 몰고 온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윌슨의 여러 저서들을 접하면서도 그가 어렸을 때 낚시질을 하다가 오른쪽 눈을 실명하였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어려움 가운데서 개미연구로부터 사회생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지평을 연 그의 삶 자체에도 새삼 머리가 숙여진다.<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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