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민주당 합작 다시 판짜기”/“야권도 수사 정치권 전반 물갈이”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수사는 그 배경과 과정, 결과등을 둘러싸고 정가에 갖가지 설을 낳고 있다.
우선 여권핵심부가 이번 수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여러 얘기가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 돈이 아니다」는 6공측 말을 믿고 부담없이 수사를 시작했다가 뒤늦게 6공측이 이를 인정, 큰 파장이 빚어졌다』고 보고있다.
반면 『여권핵심부가 6공과의 단절등 엄청난 정치적 파문을 예상하고도 수사를 감행했다』는 「미필적 고의 또는 고의설」도 만만치않다. 구체적으로 『6공때도 중요한 5공청산작업은 대통령의 외유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내놓기도 한다.
어떤 시각에 따르든지 이번 수사를 통해 여권핵심부가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바에 대해서는 「정계개편설」 「세대교체설」등으로 가닥이 잡힌다. 요약하면 『비자금수사를 계기로 6공인사등 기존정치권의 도태를 유도한뒤 새롭고 참신한 세력과 손잡고 정치판을 다시 짤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구여권 뿐 아니라 기존 야권의 정치자금문제까지 모두 파헤쳐 자연스럽게 정치권 전반의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는 관측도 상당수이다.
여권은 당연히 『박계동(민주)의원의 폭로가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구여권과의 화해가 여권핵심부의 현안중 하나였다』며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구여권세력과의 연합문제를 놓고 민주계내 보수파와 소장개혁파가 갈등을 빚다 소장파가 이를 저지하기위해 민주당내 개혁세력과 연계해 이번 일을 터뜨렸다』는 「민주계내 파워게임설」도 눈길을 모은다.
이런 관점에서 정계개편설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던 여권과 민주당일부의원과의 「관계」가 이번 파문을 계기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의 6공비자금폭로에 여권핵심인사가 개입돼있다』는 「민주계·민주당 합작설」도 그럴듯하게 퍼지고있다. 민주당은 펄쩍 뛰고있지만 25일 다시 야당수집 정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치밀한 주장을 내놓아 정보원에 대한 궁금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이 검찰이 놀랄 정도로 순순히 노전대통령비자금을 인정하고 나선 사실도 여러가지 설을 낳고있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이 「6공내부 불화설」이다. 『이전실장이 노전대통령에게 불만을 품고있던 차에 이번 사건이 터지자 검찰에서 「떠넘기기」를 해버렸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으로 『노전대통령이 비자금관리라는 큰 부담을 안겨줬으면서도 퇴임시 이전실장이 수긍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액수의 전별금을 주는등 이전실장을 홀대했다』는 설이 여권주변에서 파다하다.
이밖에 하종욱씨가 박계동 의원에게 신한은행 차명계좌를 제보한 속사정등에 대해서도 『꼭 세금때문이었겠느냐』『국민회의를 물먹이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이 있는 것 아니냐』는등의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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