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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산담당” 기구한 김윤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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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산담당” 기구한 김윤환 대표

입력
1995.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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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이어 노씨처리도 핵심역 불가피/해법 고심속 정치해결 조심스레모색민자당주변에서 「허주(김윤환 민자당대표)의 기구한 인연」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에 대한 여권의 수습책이 본격논의되는 과정에서 김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부터다.

5·6공 정권승계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김대표는 88년 5공청산 당시 민정당원내총무로서 전전대통령의 「백담사유배」로 결말이 난 정치적 협상을 주도했다.

김대표는 노전대통령에서 김영삼 대통령으로의 대권승계과정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집권당의 대표로서 어떤 형태로든 노전대통령처리 문제에 깊숙이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기구한」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5공청산때와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데 김대표의 고민이 있다.여소야대 정국이었던 당시에는 5공청산문제가 주로 국회를 무대로 이뤄져 정치적 절충이 가능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는 성격상 사법적 절차에 따른 처리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정치적 절충의 여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

또 노전대통령의 비자금문제처리가 6공청산의 양상으로 진행될 경우 김대표의 정치적 입지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대표는 우선 「비자금 전모에 대한 자진공개와 대국민사과 그리고 낙향」이라는 해법의 운을 뗐다. 노전대통령측에 「적당히 하려다가는 파국」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김대표측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해법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노전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등 정면돌파를 피하면서 일정수준에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수순을 밟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법이 비등하는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또 정면돌파 및 6공단절을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5일의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김대표의 해법에 대해 「개인의 생각이 담긴 조언의 의미」라고 무게를 낮췄다. 김대표는 또 이날 청와대에서 여권핵심부 대책회의를 갖고 안기부측과도 의견 조율을 거치는등 바삐 움직였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의 해법이 아직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분위기이다. 김대표가 자신의 기구한 인연의 고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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