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 했다” 여론에 일단 안도/“배신으로 비칠땐 당피해” 비관론도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수사가 대구·경북의 지역정서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 이 지역출신의 민자당의원들은 대부분 『아직은 잘 모르겠다』『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노전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이미지, 검은 정치자금에 대한 배신감, 뿌리깊은 반민자정서등이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고 비자금수사의 불똥도 어떻게 튈지 가늠키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비자금수사의 영향이 반민자감정의 심화로 직결되고 있지 않다는데 우선 안도하고 있다. 이미 지역사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탓도 있지만 노씨 이미지가 원래 좋지 않았던데다 도덕적 배신감이 더해져 일단 노씨 개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대구출신의 한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엄청난 비리에 분노하는 것은 국민누구나 똑같다』며 『지역주민들은 심지어 「해도 너무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검찰수사가 노씨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배신」이라는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결국 민자당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지역민들이 노씨가 도와 현정부가 탄생했다고 보고있는 만큼 당에 대한 타격이 크다』며 『차제에 모든 것을 밝혀 깨끗한 정치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씨의 아들 재헌씨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구동을지구당측은 『항의전화도 있지만 걱정해주는 전화가 더 많다』며 『정권을 잡게해준 사람을 배신할 수 있느냐는 불만이 적지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번 사건으로 구정치인에 대한 환멸이 참신한 인물에 대한 바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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