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 심부름꾼… 가진통장 더없어 신한은은 청와대와 거리 가까워서 이용”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경리과장은 24일 상오 검찰에 출두, 조사를 받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관리의 핵심역할을 한 사실을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신한은행외에 다른 은행에도 돈을 입금시켰나.
『신한은행외에는 없다. 92년11월 이전엔 은행에 돈을 넣은적도 없다』
―나응찬 신한은행장과는 평소부터 아는 사인가.
『잘 모르는 사이다』
―그러면 왜 신한은행에다 비자금을 입금시켰나.
『청와대와 가까운 사이라…(말을 흐림)』
―나은행장과 청와대가 가까운 사이라는 의미인가.
『(말을 바꿔)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청와대와 거리가 가까워서…』
―이원조씨가 신한은행과 중간에서 다리를 놓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내가 나은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났다』
―돈을 어떻게 받았나.
『이현우 경호실장이 수표를 건네주면 내가 은행에 입금시켰다. 나는 단순한 심부름꾼 역할만 했다』
―비자금 통장을 가지고 있나.
『통장관리는 이실장이 했기 때문에 내가 갖고있는 통장은 없다』 ―노전대통령 퇴임전후에 인출된 121억원의 사용처는.
『비자금 조성경위나 사용처는 모른다. 121억원도 내가 인출하지 않았다』
―왜 검찰출두가 늦어졌는가.
『보도가 나간뒤 내이름이 거명돼 잠시 자리를 피해 있었다. 그동안 친구하고 놀았다. 노전대통령측과도 만난 사실이 없다』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나.
『무직이다』<박진용 기자>박진용>
◎비자금 이후의 말… 말… 말…/단군이 연1억 저축해야 4,000억/대통령이 아니라 대도령 아닌가/485억은 대통령 월급 1,673년분
노태우 전대통령의 정치비자금이 실재하고 있음이 밝혀진 이후 「말」들이 무성하게 쏟아지고 있다. 이 말들은 대체로 배반감과 허탈, 놀라움, 비난등으로 요약된다.
◇4,000억원은 단군할아버지가 지금까지 매년 1억원씩을 저축해야 하는 돈이다. 국민은 더이상 노태우 전대통령을 전직대통령으로 예우하지 않고있다. 노전대통령은 대국민사과로 이번 일을 끝내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없는 저주를 보낸다.(박지원·국민회의 대변인 논평)
◇노씨는 항간에 떠돌고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도령」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들어야 한다. 노씨는 이제 국민에게 전직대통령이 아니라 대도로 기억될 것이다.(이규택·민주당 대변인 논평)
◇도대체 300억원이면 어느 정도고 4,000억원이면 어느 정도인가. 매달 봉급명세표를 보면 세금 뜯기는 것 때문에 왕짜증나는데 이럴 수가… 한마디로 서태지 4집의 「시대유감」이 딱 맞는다고나 할까. (PC통신 하이텔에서)
◇노전대통령의 월급은 241만6,500원이다. 노씨의 비자금 관리책인 이현우 전경호실장이 시인한 485억원은 대통령 월급의 1,673년치에 해당하는 돈이다. 485억원을 1만원짜리 신권으로 바꿔 운반하려면 4톤 트럭 1.5대가 필요하다.(485억원 규모에 대한 금융계의 분석)
◇현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금융실명제는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수천억원이 차명으로 숨어있는 것에서 드러나듯 이제 금융차명제로 전락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백담사로 유배를 보냈는데 노씨는 어디로 보내야 옳다고 보는가』(박광태 의원의 대정부질문)<남경욱 기자>남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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