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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도 총소리 “공포의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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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도 총소리 “공포의 부여”

입력
1995.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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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수사관 폐가덮치자 대응사격 도주/헬기동원 30여분수색끝 2명 발견 총격전/군경 4천여명 포위망 압축 도주 1명 추적【부여=최정복·전성우 기자】 24일 하오 무장간첩이 출현한 충남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일대는 낮의 총격전에 이어 한밤에도 군경 4천여명이 수색작전을 벌이고 헬기 기총사격이 벌어지는등 전투상황을 방불케했다.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 밤을 샜다.

▷출현·신고◁

이날 하오 2시 30분께 충남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 정각사 인근 폐가에서 총성이 울렸다. 안기부 수사관 10여명이 폐가에 은신한 무장간첩 2명을 덮치려는 순간 이들은 권총 1발을 발사하며 눈깜짝할 사이에 뒷산 태조봉으로 달아났다. 간첩들은 하오 4시께 야산 인근 국도로 내려와 민간인이 운전하던 1톤트럭을 세운뒤 운전자를 끌어내 발로 차고 폭행하다 군경이 추격하자 트럭을 버리고 산으로 도망갔다.

▷총격전◁

안기부 수사관으로부터 무장간첩 출현 신고를 받은 부여경찰서 상황실은 즉각 비상을 걸고 5분대기조가 3시5분께 첫 출동했다. 헬기 3대를 동원, 군경이 수색을 개시한지 30여분만인 하오 4시25분께 정각사에서 남동쪽으로 3백여 떨어진 청룡저수지 앞에서 무장간첩 2명이 모습을 드러내며 저수지 인근에서 잠복중이던 경찰관 3명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무장간첩 1명이 대퇴부에 총을 맞고 비명과 함께 저수지 앞으로 굴러 쓰러졌다. 총격전 와중에서 부여경찰서 경무과 장진희(30)순경이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지고 송균헌(30)경장과 나성주(28)순경등 2명이 머리에 총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추격◁

군경은 부여경찰서 석성파출소에 합동지휘소를 차리고 달아난 1명을 체포하기 위해 어둠이 깔린 뒤에도 추격전을 계속했다. 포위망을 압축하던중 하오 6시50분께 군헬기가 태조봉 인근 야산에서 도주하던 간첩에게 기총사격을 가했고 이어 하오 7시10분께 석양국교 뒷산에서 이상용이병이 간첩과 교전을 벌이다 부상했다. 하오 7시50분께는 초촌면 신암리에서 4발의 총소리가 났다. 군경은 날이 어두워지자 하오 9시부터 매복작전에 들어가 이일대 반경 10까지 2중차단망을 설치했다.

▷수사◁

충남 부여경찰서와 안기부는 생포한 무장간첩 1명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포된 간첩이 함구로 일관하면서 가끔 소리를 지르며 자해를 기도해 옷을 모두 벗기고 입에 재갈을 물린 상태』라고 말했다. 간첩은 한동안 신원을 밝히지 않다가 지난 8월 남파된 「김도식」이며 33세이고 그동안 경기 성남시등의 여인숙에서 숨어지냈다고 자백했다.

◎순직한 장진희 순경/모든일에 솔선… 경찰의 날 표창받아

무장 간첩과 교전중 총상을 입고 순직한 장진희(30)순경은 91년 경찰에 투신, 지난 21일 제50주년 경찰의 날에 동료들의 적극 추천으로 경찰청장 표창까지 받았을만큼 모범적인 경찰관이었다. 남편의 순직 소식을 듣고 시신이 안치된 충남 부여군 성요셉병원으로 달려온 부인 유선미(28)씨는 『일찍 들어오겠다던 모습이 선한데…』라며 아들 대한(1)군을 부둥켜 안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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