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제보 다 수사하기는 무리”/이태진씨 “4백85억외는 모른다”/두이씨 출금조치 「수사열쇠」 의미/“경호실과장이 은행장 독대는 납득 어렵다”이현우 전경호실장등 노태우 전태통령 비자금계좌 관련자 조사에 숨가빴던 검찰이 24일 전 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 이태진씨를 마지막으로 추가 조사 대상자가 없다고 밝혀 검찰 수사는 당분간 자금출처 조사를 위한 계좌추적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전대통령측은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4백85억원을 입금하면서 여러차례 치밀한 돈세탁 과정을 거친 것으로 확인돼 수사는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적 해법 모색관측
○…노전대통령 비자금 출처를 추적중인 검찰이 이날 예금계좌 추적의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치기 시작하자 『검찰이 비자금 관련자료 및 정보를 상당량 갖고 있으면서도 정치권에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해 「시간벌기작전」을 구사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영호 중수 2과장은 이날 『4백85억원의 입금 경로를 추적한 결과 수천만원에서 1억원 단위로 쪼개진 돈들이 다시 10억원대 뭉칫돈으로 모아져 재입금되는등 치밀한 돈세탁을 거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 자금흐름 추적에 최소한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혀 수사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사건 파장을 의식,고도의 정치적 해법에 따라 수사를 진척시켜 나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제일은 수사계획 없어
○…안강민 중수부장은 이날 『노전대통령이 비자금을 국고에 헌납하고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할 경우에도 검찰수사는 계속되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정해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안 중수부장은 또 『정치권에서 제일은행 석관동지점에도 비자금이 있다는 등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혐의가 없는 상태에서 그런 부분까지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 당분간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대한 수사에 초첨을 맞출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이날 상오 소환된 전 청와대 경호실경리과장 이씨가 6공 비자금관리의 핵심 인물로 보고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비자금 액수 및 돈세탁방법등을 추궁하고 있으나 이씨가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4백85억원외에는 아는게 없다』고 주장,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 조사 기대감 표시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경호실 경리과장이 은행장과 독대해 차명계좌를 개설한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씨가 「통치자금」실무관리 책임자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수사 관계자 역시 『이혀우 전경호실장의 진술로 미뤄볼 때 이씨는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6공초인 88년부터 과장직을 물러난 92년 10월까지 통치자금을 도맡아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 조사결과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검찰이 이전실장과 이전과장등 2명에 대해 차명계좌 개설에 따른 사문서위조혐의로 출국금지조치를 내린데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출국금지는 이들을 반드시 기소하겠다는 의미보다 신병을 확보,두 사람의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 대질신문 등 수사를 더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혀 두 이씨가 수사의 핵심고리임을 시사했다.<박정철·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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