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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스캔들로 휘청대는 각국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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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스캔들로 휘청대는 각국 지도자들

입력
1995.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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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라빈·라모스 “궁지”/호화아파트 헐값임대 고발당해­시라크/선거 자금관련 집권당 기반 흔들­라빈/마르코스 이권 후유증 탄핵위기­라모스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이 비리 스캔들로 휘청거리는 동병상련의 신세에 처했다.

우선 시라크대통령은 파리시장 재직 시절 호화아파트를 싼 값에 임대하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변호사에 의해 고발됐다. 이같은 스캔들은 알랭 쥐페 총리가 같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뒤 또 터진 것으로 출범 6개월째를 맞는 시라크 정권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시라크대통령은 파리시 초대 민선시장에 당선된 77년부터 센강변에 위치한 189㎡(약 6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아왔는데 시장으로서 이를 소유한 파리시 건물관리사(SGIM)에 영향력을 넣어 특전을 누려왔다는 것이 스캔들의 요체. 검찰에 이 사건의 수사를 요청한 에블린 페레 변호사는 『이는 명백히 불법적인 권리 남용및 공모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연속해서 터지는 이같은 스캔들이 정권붕괴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강력한 프랑스 건설에 박차를 가해온 시라크가 꼭 필요한 국민적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큰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만큼은 분명하다.

한편 이스라엘 경찰은 23일 히스타드루트 노동조합연맹이 92년 총선당시 일부 노동당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집권 노동당내 일부 인사들이 곧 기소될 것 같다고 밝혔다.

라빈총리는 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태는 120석인 의회의석의 꼭 과반인 61석만을 갖고 있는 집권 노동당에 치명타가 되어 정권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노동당정권이 붕괴된다면 이제 겨우 가닥을 잡고있는 중동 평화기류는 일시에 반전될 수 있다.

필리핀의 라모스대통령은 지난 86년 축출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자행한 이권사업 비리의 후유증으로 야당의원으로부터 탄핵 소추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의 실력자 미리암 산티아고 상원의원은 23일 라모스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사업재개와 관련, 웨스팅하우스사와 타협한 사항을 실행에 옮긴다면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필리핀은 지난 75년 바탐 원전 사업을 벌이며 6억달러를 제시한 제너럴 일렉트릭사와 1차 공급 계약을 했으나 웨스팅 하우스사가 당시 마르코스에게 액수미상의 뇌물을 준후 사업권은 웨스팅 하우스로 넘어갔다. 민중혁명으로 집권한 코라손 아키노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원전 건설을 중단, 이로 인한 부채 누적이 22억달러(93년 기준)에 달하고 있다. 이 빚은 2004년까지 매일 32만6,000달러씩 갚아야 청산할 수 있는 규모로 필리핀 국민의 큰 부담이 되어왔다. 결국 라모스의 필리핀 정부는 타협책으로 웨스팅하우스로부터 1억달러를 내놓도록 하고 사업재개를 허가했으나 야당의 탄핵공세를 받게된 것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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