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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록히드사건 「정치 비자금」 외국은 어떻게 처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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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록히드사건 「정치 비자금」 외국은 어떻게 처리했나

입력
1995.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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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엔 뇌물받은 다나카 유죄판결/검찰,증뢰자 증언계기 의원등 460명 철저수사일본의 전후 최대의혹사건의 하나인 록히드 사건은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일본전총리가 록히드사의 여객기와 대잠초계기를 구입하는 대가로 5억엔의 뇌물을 받았다가 기소돼 일본정치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스캔들이다.

일본검찰이 사건의 수사에 착수한 것은 76년 2월4일 미상원외교위원회 다국적기업소위(처치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록히드사의 부회장이 일본 정치인에 대한 뇌물제공 사실을 증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앞서 논픽션작가인 다치바나 다카시(립화륭)가 74년 10월부터 당시 총리였던 다나카의 정치자금과 관련된 일련의 의혹사건을 월간지 문예춘추에 시리즈로 폭로, 한때 검찰이 수사의사를 보이기도 했으나 정치권의 압력으로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러나 76년에는 뇌물을 준 당사자가 이를 폭로하는 바람에 일본 중·참의원에 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도쿄(동경)지검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록히드사의 일본대리점인 마루베니(환홍)의 간부들과 이 사건에 개입된 우익인물 고타마 요시오(아옥예사부)등을 소환하는 한편 국회의원 17명을 포함, 정부고관과 항공사관계자등 460명을 대상으로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74년 10월 사임한 다나카전총리의 관련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76년 7월27일 집을 나서는 다나카를 전격체포, 구속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다나카측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검찰이 「다나카 죽이기」작전을 펴고있다』고 비난했으나 검찰은 『증거에 입각하여 거악을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을뿐』이라고 반박했다.

다나카는 외환법위반혐의로 체포된후 청탁수뢰죄로 기소되어 83년 10월 1심에서 유죄, 87년 7월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아 상고했으나 93년 12월 사망함으로써 공소기각됐다. 일본검찰은 한때 정치권력을 의식, 수사권 발동을 주저했다는 이유로 모진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일단 칼을 뽑은 후에는 엄정한 수사를 펼쳐 명예를 회복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

◎이 반부패 사정/성역없는 수사… 전총리 줄줄이 심판/안드레오티 면책권 박탈 기소·크락시 체포장

92년 2월 밀라노의 젊은 검사 피에트로가 시 공공사업국장을 구속하면서 시작된 이탈리아의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은 급기야 이탈리아 현대정치의 대부라는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총리를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안드레오티는 「미스터 이탈리아」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총리를 7차례나 역임하고 장관직만도 36차례나 맡았던 이탈리아 최대의 정치거물이었지만 법앞에는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의 재판정에 불려나옴으로써 이탈리아에는 「한뼘의 성역」도 없음이 입증됐다.

안드레오티에 대한 주된 혐의는 마피아 비호였지만 그가 법망에 걸려들게 된 것은 불법 정치자금 문제였다.

이탈리아 검찰은 93년 안드레오티가 92년 총선당시 연합전선을 펴던 사민당에 2억5,000만리라(한화 약 1억3,000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며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안드레오티가 정치자금을 불법적으로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이 정당에 제공할 수 있는 금액 이상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안드레오티는 「음해」라고 펄쩍 뛰었지만 소장검사들은 불법 정치자금 문제뿐만 아니라 마피아 비호 혐의까지 추가, 결국 의회가 안드레오티의 면책특권을 박탈하도록 했다.

부패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우도 있을수 없다는 냉정한 국민적 합의는 베티노 크락시 전총리에 대해서도 적용됐다.

92년 당시 사회당 당수였던 크락시 전총리는 관급공사 발주 특혜등을 대가로 업계로부터 2,500만달러의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들자 외국으로 도피한 크락시 전총리에 대해 이탈리아정부는 국제체포장까지 발부했다.

이밖에도 92년부터 1년여동안 계속됐던 검찰수사로 검찰 책임자인 법무장관등 3명의 각료가 옷을 벗었고 1,000명에 달하는 정치인과 고급공무원이 체포됐으며 전체의원의 25%인 하원의원 127명, 상원의원 50여명이 조사를 받아야 했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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