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결속력·인적구성등은 큰 차/노씨 진영 위기돌파 능력 더 뒤져6공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태풍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노전대통령의 3백억원 차명계좌 보유사실이 정국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면서 노전대통령진영의 향후 대응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씨측은 일단 22일 검찰에 출두한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바람막이로 내세우고 있는듯 한 인상이다. 이씨는 6공시절 경호실장과 안기부장을 차례로 지낸 노씨의 측근중 핵심이다. 그는 검찰조사에서 『내가 차명계좌를 전담관리했다』고 진술, 노전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에 맞춰 연희동측도 『노전대통령은 지난20일 연희동을 방문한 이실장의 보고를 듣고서야 계좌보유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며 이씨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런 모양은 소위 5공청산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측의 대응스타일과 매우 유사하다. 그때에는 전전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시종일관 「총대」를 멨다. 그 역시 이씨와 마찬가지로 5공 당시 경호실장과 안기부장을 역임했다. 장씨는 국회청문회에서 『내가 폭탄선언을 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응수, 5공의 정치자금에 대한 공세를 철저히 막아냈고 일해재단 영빈관 건립등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두차례나 감옥에 가는 「충성심」을 보였다. 그래서 그에게는 「의리의 화신」「5공의 속죄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노전대통령측이 과연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노씨진영의 내부적 결속력과 인적구성이 전전대통령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씨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신이 계좌관리자임을 강조했지만 『조성경위는 잘 모르겠다』고 말해 노전대통령에 대한 직접수사가능성의 여지를 스스로 열어 놓았다. 이는 『대통령은 모르는 일을 내가 다 처리했다』는 식으로 버텼던 장씨의 자세와는 사뭇 다르다. 또 노전대통령측의 상대적 「인적자원 부족」현상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1백억원이 넘는 거액의 계좌를 2년이상 방치했던 허술한 비자금 관리행태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믿을 만한」인사들이 주변에 별로없어 분산예치등 치밀한 관리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결국 전전대통령과 확연한 대조를 이루는 노전대통령의 인력관리 스타일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노씨진영은 향후대응에도 그만큼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노전대통령측을 곤혹스럽게 하는 대목은 5공청산때와는 달리 차명계좌라는 「물증」이 터져나왔다는 점이다. 객관적 상황 자체가 노전대통령측의 난관타개를 위한 선택의 폭을 크게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에 처한 노전대통령 진영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대응 스타일을 선보일지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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