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사업증시 등 이용 거액 모은 듯/재벌 기부·골프장신도시 개발때 마련도/이원조조달 이현우관리 역할분담 한듯신한은행 차명계좌가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밝혀짐에 따라 6공의 비자금 규모와 조성, 관리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조사에서 이현우 전경호실장은 3백억원이 「쓰다남은 통치자금」이라고 밝혔다.「쓰다남은 돈」이 3백억원이라면, 6공이 조성한 전체 비자금규모는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청와대의 비자금 조성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고전적 방식은 역시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는 것이다. 지난 91년말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은 노전대통령에게 수백억원의「떡값」을 주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함승희 검사의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수사에서 여러 대기업의 자금이 청와대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각종 인허가, 개발과정도 정치자금 조성에 활용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프장 허가다. 골프장 허가에 대략 20억원 내외의 정치자금이 필요하다는 소문을 감안하면, 6공때 허가가 난 골프장이 무려 1백39개나 된다는 사실에서 자금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신도시 등 각종 개발과정에서 자금을 조성할 수도 있고 주가부양책을 이용, 주식매매로 상당한 차액을 남길 수도 있다.
야당측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처럼 대형국책사업을 하면서 정치자금을 받는 방식도 가능하다. 특히 무기구입등 외국과의 대형 거래에서 리베이트가 있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이다. 야당의원들은 『율곡사업에 해마다 3조∼4조원이 투입되고 통례에 따라 3∼4%의 커미션이 오간다면 수백억원 조성은 어렵지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석유안정기금등 다양한 기금을 활용해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있다.
6공의 정치자금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증언들도 있다. 전두환전대통령은 지난 92년 11월 정일권 전총리에게 『노대통령의 정치자금이 5천억원 정도 있을테니 김영삼 후보가 절반을 달라고해서 선거자금으로 쓰라』고 언급했었다. 전전대통령도 노전대통령에게 정권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6·29선언직후 7백30억원, 87년 대선때 1천3백억원, 88년 퇴임때 5백50억원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노전대통령은 정치자금을 주로 이전경호실장에게 맡겨 관리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성과정에는 5공때부터 금융계의 황태자로 통했던 이원조 전의원이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권인사들은 전·노전대통령의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정치자금 조성규모로 보면 전전대통령이 앞설 것이지만 퇴임후 남겨놓은 자금은 노전대통령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않다.
따라서 신한은행 차명계좌는 6공 비자금의 일부라는게 중론이며, 이를 토대로 하나하나 추적해가면 거대한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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