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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비자금 파문 이현우씨 출두배경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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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 비자금 파문 이현우씨 출두배경 뭘까

입력
1995.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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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화 막자” 계산 깔린듯/여권 「6공 보호의지」 철회 판단/협의 통한 “자의반 타의반” 관측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의 22일 검찰출두는 문자그대로 전격적이었다. 따라서 그가 과연 자진해서 검찰에 나왔는지, 만약 자진해 나왔다면 그 이유가 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자진출두여부에 대해 이씨와 검찰은 입을 모아 「그렇다」고 강조하고있다. 『22일 상오 이씨가 검찰에 전화를 걸어 출두사실을 통보한뒤 하오에 검찰청사에 나왔다』는 얘기다. 노태우 전대통령측도 『지난 20일 이전실장이 연희동을 찾아와 노전대통령에게 신한은행 3백억원 차명계좌가 6공자금임을 밝혔고 노전대통령은 즉각 이전실장의 검찰출두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의문점도 없지않다. 먼저 이씨가 6공비자금의 실체를 스스로 인정하려 들만한 뚜렷한 계기가 없다. 또 그동안 여러차례 전직대통령비자금의혹이 제기됐지만 6공측이 이를 인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검찰이 6공핵심부관련설을 흘려 연희동측이 수사와 관련해 명백히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이씨가 검찰에 출두하자마자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사실을 재빨리, 순순히 인정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런 결과로 『이씨는 연희동과 현여권핵심부간의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해 「자의반타의반」으로 출두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수사착수 및 연희동 보호 철회결정→연희동측 대응협의 및 검찰출두결정, 통보→여권과 연희동사이의 출두시기·조사내용 협의, 조정→검찰출두」의 과정이 지난 19일 박계동(민주)의원의 국회대정부질문 폭로에서 이날까지 불과 3일사이에 긴박하게 이뤄졌다는 추측이다.

연희동측이 이처럼 이씨의 검찰출두를 결정할 수 밖에 없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먼저 정부가 박의원의 폭로가 나온 다음 날인 20일 곧바로 검찰수사를 결정, 발표한 데 큰 충격을 받았으리라는 추측이다. 연희동측은 이를 『더이상 6공을 보호해 줄 수 없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고, 연희동측 주장대로라면 이전실장은 이 소식을 듣고 즉각 노전대통령을 찾아가 대책을 협의한게 된다. 연희동측은 박의원의 주장이 구체성을 띠고있고 여권핵심부에 기대기도 어려운 이상 『이번에는 그냥 지나기가 힘들다』고 판단, 검찰출두로 가닥을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실장선에서 사태의 확산을 막고 「더 큰 화」를 피해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연희동측 말대로 노전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이씨의 검찰출두를 지시했다면 출두하기까지 이틀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이 남게 된다. 이씨의 검찰출두가 갖는 정치적 의미와 파장을 감안해 본다면 이 기간 당연히 연희동과 현여권핵심부간에 분주한 의사교환이 있었을게 확실하다. 이 과정에서 연희동측은 수사범위와 수위조절에 관심을 표명했을 것으로 보이나 여권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결국 여권의 답은 향후 검찰수사에서 드러날 전망이다.<신효섭 기자>

◎노 전 대통령측 반응/핵심측근들 연희동 심야회의/정해창·서동권·정구영씨 등 참석 90분간/“핵심까지 손댈수 있겠나” 기대섞인 전망

22일 저녁 노태우전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는 정해창 전 청와대비서실장 서동권 전안기부장 정구영 전검찰총장 손주환 전 청와대정무수석 김유후 전청와대사정수석 등 6공 당시 노전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 속속 모여들어 긴급대책회의가 소집됐음을 짐작케 했다. 이들은 1시간 30여분간 노전대통령의 자택에 머문뒤 하오 10시 15분께 모두 밖으로 나왔으나 대책회의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한채 총총히 연희동을 떠났다. 다만 정전총장만이 『걱정이 돼서 와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현우 전경호실장의 검찰출두와 6공비자금확인 사실이 전해진 직후 노전대통령의 자택앞에는 많은 보도진들이 몰려들었으나 노전대통령측은 문을 닫아걸고 일절 외부인과의 접촉을 회피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측은 나중에 이 전경호실장의 검찰출두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조성 시인을 미리 알고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검찰수사, 정치권의 반응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전대통령측은 또 이씨가 인정한 비자금이 노전대통령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음을 주장해 『이씨의 검찰출두 자체가 노전대통령 보호를 위한 치밀한 고려에서 나온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노전대통령의 박영훈 비서관은 이날 하오 『이전실장이 20일 하오 연희동으로 노전대통령을 찾아와 신한은행의 3백억원이 자신이 관리하던 정치자금임을 보고했으며 노전대통령은 매우 침통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박비서관은 『노전대통령은 그때 이전실장에게 조만간 검찰에 자진출두해 모든 것을 밝히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여 노전대통령이 3백억원조성과는 상관이 없음을 극구 주장했다.

이날 박비서관의 공식설명에 앞서 연희동 측근들은 한결같이 언론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 이전실장의 출두를 전후해 시내모처에서 대책회의를 가진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한 측근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한들 믿어주겠느냐』며 『하지만 검찰이 6공핵심부까지 손을 댈 수야 있겠느냐』고 기대섞인 전망을 했다.<이동국·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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