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주력사업” 울산에 대규모 석고보드 공장/97년 당진에 제2공장 신축 “시장 30%점유” 야심울산의 명물인 공업탑로터리에서 석유화학공업단지를 향해 승용차로 10분가량 달리면 장생포 쪽으로 동부화학의 비료공장이 보이고 바로 옆에 외관이 미끈한 새 건물이 보인다. 최근 4만5천평의 대지에 연건평 2만2천여평 규모로 지어진 동부화학의 석고보드 공장이다. 분당 80의 속도로 돌아가는 이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건조시스템)위로 지난 9일부터 건축마감재인 일반석고보드 방수석고보드 방화석고보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복합비료를 생산한 업체이면서 줄곧 석유화학에 치중해온 동부화학이 2년여의 준비 끝에「생소한」건축재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산 1,500만평의 석고보드를 생산할 수 있는 동부화학의 이 공장은 석고보드를 앞세워 건자재시장에 진출하려는 동부그룹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가늠하는 실험대다.
물론 이 공장의 건립에만 1,000억원을 투자한 동부화학이 석고보드사업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93년12월 석고보드 공장 착공식에서 『석고보드사업을 도약의 출발점으로 삼자』며 건자재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를 천명했다.
동부화학은 현재 전체매출액의 0% 수준에 가까운 석고보드등 건자재부문 매출액 비중을 2000년까지 17%(3,500억원)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전체매출액 가운데 34%로 현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부문의 2000년 매출액 비중을 14%로 잡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건자재부문을 동부화학의 21세기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동부화학은 이를위해 97년말 8백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연산 1,200만평 규모의 제2석고보드공장을 신축할 계획이고 96년부터 900여억원을 투자해 보온재인 암면, 천장마감재인 암면텍스등으로 제품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동부화학의 건자재시장 진출에는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중 가장 큰 문제는 석고보드시장을 확고하게 양분하고 있는 선발업체 금강과 벽산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것이다.
동부화학은 그러나 96년까지 국내석고보드 시장의 30%를 조기에 점유한다는 공격적인 방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자기회사 인산비료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이들 업체보다 싼 가격으로 석고보드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바탕한 전략이다.
또 전국에서 대리점을 모집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동시에 구성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현재 25개 대리점을 모집한 동부화학은 올해 30개, 내년까지 50개의 대리점을 모집할 계획이며 계열사인 동부고속과 협조해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동부화학은 석고보드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이른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당분간 공급과잉 상태가 불가피하지만 주택시장의 성장과 석고보드 사용량의 확대 추세를 볼 때 동부화학의 건자재사업이 본궤도에 이르는 2000년께는 수요가 공급을 앞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부화학 권태철 이사는 『열흘 남짓한 동안 사업초기 실적으로는 좋은 편인 13만평을 수주했다』며 『석고보드 제작전에 원료석고를 깨끗이 씻어내는 세정설비를 국내처음으로 도입해 동부화학의 제품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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