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강화 5가지 처방안 제시/한국 국제위상제고 강한 의지김영삼 대통령의 유엔특별정상회의 연설은 연설제목이 말해주듯 「유엔의 변화와 개혁」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상회의 첫날인 22일 상오(한국시간 23일 새벽) 김대통령은 11번째 연사로 등장, 21세기의 세계공동체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유엔의 변화와 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향후 유엔의 세계사적 과제를 김대통령 특유의 정치철학이념인 「개혁」을 바탕으로 풀어가면서 「새로운 유엔」의 건설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사실 지난 45년 유엔창설이후 국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는 여전히 지역적 분쟁이 계속돼왔고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환경오염과 절대빈곤, 국제적 테러와 범죄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회원국의 대부분도 현재의 유엔체제로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데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는 강대국 중심의 비관론적 입장과 약소국들의 낙관론적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엔안보리의 개편, 유엔재정난의 해결방안, 평화유지활동, 개발활동등에 관해서 강대국과 약소국의 의견은 대별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탈냉전이후 신국제질서를 창출할수 있는 기구로서 유엔이외의 대안이 없음을 밝혔다. 이는 유엔강화를 주장하는 약소국들의 입장에 선 것이다. 특히 유엔에 의해 건국되고 6·25전쟁을 막아냈으며 이후 경제복구를 하게 된 우리나라로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스웨덴의 칼슨총리가 주장, 우리나라를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한 「유엔강화 국제회의」도 바로 시대변화에 따른 유엔의 강화와 개혁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김대통령의 이날 연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유엔 강화방안으로 유엔정상회의의 5년 주기적 개최를 제안했다.
리오환경회의부터 이번 회의까지 모두 4차례 정상회의가 열린 적은 있으나 주기적으로 정상회의를 열자는 김대통령의 제안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엔개혁을 위한 특별총회」개최를 제안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밝힌 개혁의 방향은 모두 5가지로 이중 유엔의 효율화와 민주화라는 상충된 목표를 이루기위해 안보리의 대표성을 높이자는게 그 핵심이다. 거부권을 확대하지않으면서 안보리이사국을 25개국 정도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는 최빈국에서 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우리나라가 안보리이사국에 진출, 국가역량에 걸맞는 지도적 역할과 참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뉴욕=신재민 기자>뉴욕=신재민>
◎김 대통령 연설 요지
냉전적 대립과 끊임없는 분쟁속에서도 인류가 이만큼 평화를 누릴 수 있었던 데에는 유엔의 공헌이 컸습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환경오염과 절대빈곤, 테러와 범죄의 국제화등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문명사적인 변혁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유엔의 「변화와 개혁」은 필수적입니다. 유엔은 보다 효율화되고 민주화되어야 하며 안보리는 그 대표성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특히 나는 유엔을 오랫동안 마비시켜온 거부권을 더이상 확대하지 말자는 많은 회원국들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유엔은 경제 사회 환경등의 개발요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합니다. 나는 「유엔개혁을 위한 특별총회」의 개최를 제의합니다.
한국은 앞으로 유엔평화유지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보관하는 PKO 장비저장소 유치를 검토할 것입니다. 한국은 유엔의 개발과 환경분야 등에 관련된 각종 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이며 그 자발적 기여금을 늘려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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