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알루미늄·철강등 대체 고부가제품/차·전자제품·건자재·항공산업 수요 급증/유화업계 환경오염방지 기술개발도 박차「엔플라(EN―PLA)의 개발이 미래를 좌우한다」 플라스틱의 활용영역이 무한대로 넓어지면서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신소재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목재 철 알루미늄등 지금까지 주요 산업소재로 사용돼온 각종 천연자원이 고갈되어가고 제품의 경량·단소화가 산업경쟁력의 결정적 요소로 인식되면서 더 가볍고 더 강한 플라스틱의 개발은 업계의 최대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내외 석유화학업계가 사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플라스틱 신소재는 「엔플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말하는 엔플라는 잘 부서진다거나 온도에 따라 원래의 모양이 쉽게 뒤틀리는등 플라스틱의 기존 약점을 획기적으로 보강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소재.
선진국에서 시작된 엔플라의 개발로 플라스틱의 용도가 건자재에서 산업기계부품이나 전자 통신 항공우주산업의 소재로까지 크게 확대된지 오래다.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엔플라는 차량의 경제성과 직결되는 경량화에 필수적이다. 핸들 계기판 시트프레임등 차량내장재는 물론 연료탱크 오일팬 연료파이프등 엔진부위에까지 플라스틱소재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 차량 1대무게를 1,000㎏으로 가정하면 현재 플라스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수준. 2000년까지는 2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엔플라는 플라스틱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바가지나 물동이등 생활용품용 플라스틱 소재와 무게가 같다 해도 엔플라는 가격이 열배, 백배나 더 비싸기 때문이다.
80년대초부터 엔플라 개발에 나선 국내 유화업체들은 일반제품들은 대부분 국산화했으나 특수엔플라는 시장수요가 크지 않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온 상태. 그러나 최근들어 자동차 전자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각 기업들은 특수엔플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고열을 견디는 실린더 헤드커버까지 개발한 상태지만 최근 해외의 전시회에서는 차량의 외장재까지 선보였다.
엔플라개발외에 플라스틱업계가 당면한 문제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소재개발이다. 가볍고 녹슬지 않으며 단열성 절연성등이 뛰어나고 가격까지 저렴해 인류최대의 발명품중 하나로 꼽혔던 플라스틱이지만 환경문제라는 대전제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썩지 않는다는 플라스틱의 본성까지 극복하는 환경친화적 제품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빛에 의해 분해되는 광분해 비닐포장재와 전분들을 함유해 흙에서 자연분해되는 생분해 비닐포장재등을 선보였고 삼성종합화학은 지난해 왕겨를 첨가해 항균 방충등 바이오기능을 향상하고 폐기시에도 대기오염을 최소화하는 환경수지를 개발했다. 동부화학은 지난해 불에 잘 안타고 타더라도 유독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저독성난연화기술을 개발, 가전제품의 환경규제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환경부문에 대한 노력은 「잉태에서 무덤까지」, 즉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최종소비자의 손에 의해 폐기될 때까지 총체적으로 접근되고 있다. 유화업체들은 폐플라스틱을 가솔린으로 환원하는 재활용기술개발에 착수한 것을 비롯, 제품뿐 아니라 공정과 폐기과정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LG화학 합성수지부문 노준철 전무/“생산서 폐기까지 공해극복 전력/선진국과 기술격차 5년내 해소”
『단지 눈에 많이 띄고 썩지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고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LG 화학의 노준철(51)전무는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환경이라는 대전제에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지만 플라스틱이 환경에는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은 옳지않다는 얘기다.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상대적으로 목재등 인류가 가진 천연자원이 쉽게 고갈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플라스틱의 환경문제는 단순한 사용규제보다는 재활용등 보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게 노전무의 생각이다.
노전무는 『이미 플라스틱업계는 제품생산에서 폐기까지 환경문제를 극복하기위한 나름대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생산과정에서 할로겐 등 유해한 독가스나 폐산을 배출시키지 않는 제조공정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회수하면 재사용이 가능한 열가소성 고무등 환경친화적 제품을 만들고있다』고 밝혔다.
80년대 이후 급증한 설비투자로 우리나라의 합성수지 생산량은 연간 600만톤 수준.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기술수준도 향상됐지만 고부가품목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분야에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노전무는 『엔프라분야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수준이 떨어진다기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특성으로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라며 2000년까지는 엔프라부문의 기술들도 대부분 국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05만톤 규모의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 국내최대업체인 LG화학은 2000년까지 생산규모를 배가하면서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계획. 노전무는 『2000년이면 폴리염화비닐(PVC)분야에서는 100만톤생산규모로 세계 6위,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스틸렌(ABS)분야에서는 51만톤을 생산하는 세계4위의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회사의 장기계획을 소개했다. 그러나 노전무의 목표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양적성장은 물론 환경과 첨단기술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게 그의 각오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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