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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정점달하면 집값 상승” 통설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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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정점달하면 집값 상승” 통설 무너진다

입력
199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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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90년이후 최고불구 집값 하락세 지속/무리한 주택정책 도입땐 집값안정 깨질수도「전셋값이 정점에 달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통설이 무너지고 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80년대말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의 60∼70%선에 달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집값으로 옮아가지 않을까 하는 수요자들의 불안심리에 투기바람이 가세하면서 공급물량까지 달려 집값 오름세가 계속됐다. 이때부터 부동산시장에는 전세가가 최고치에 이르면 매매가가 상승한다는 주장이 다수설로 굳어져 왔다.

올들어서도 전셋값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집값상승 주기설까지 작용,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있게 제기됐다. 그러나 이같은 통설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20일 부동산종합서비스회사인 부동산랜드에 의하면 주택가격을 주도하는 전국 아파트의 평당 전셋값은 233만5,400원으로 90년1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연초와 비교해 평당 25만4,400원이 오른 293만원으로 30평형을 기준으로 환산할 때 무려 763만2,000원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셋값 상승은 주택은행이 집계하는 주택가격지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 90년1월을 기준(100)으로한 전세가격지수는 그동안 매달 올라 지난 8월에는 120.8을 기록했다.

그러나 집값은 전셋값동향과는 달리 움직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91년 100.6이었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에는 91.6, 지난 8월말에는 91.5로 떨어졌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택공급이 80년대말보다 10%이상 늘어난데다 전반적인 경기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침체가 계속돼 구입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부동산실명제등 각종 투기억제시책이 효과를 발휘해 투기성 잠재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도 집값 안정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분양주택이 15만가구에 달해 집값상승을 차단하고 있고 투기에 따른 집값 폭등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전례를 깬 「전셋값 강세, 집값 약보합세」가 지속되는 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국토개발연구원 고철 주택연구실장은 『내년쯤에는 경기상승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매매가가 소폭의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연착륙국면으로 가고 있는 호경기가 과거와는 달리 통화량증가를 동반하지 않고 있어 우려할 만한 집값상승은 없고 전세가는 「당첨후 임대허용」등의 정부방침으로 매물이 늘어나 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에선 주택시장은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갖고 있고 서울 및 수도권등 주요지역에서는 여전히 공급이 달리기때문에 정부가 미분양아파트 및 주택건설업체의 경영난등을 해소하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도입할 경우 집값안정이 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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