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여명 대가족·연예산만 3조원/장비·인력부족불구 질서·사회안정구축 크게 기여/「정치적 중립」「수사권 독립」 위상확보위해 몸부림경찰이 21일로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해방직후인 45년 10월21일 창설된 경찰은 반세기를 거치면서 양적·질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창설당시 3만 5,000명에 불과했던 경찰은 현재 ▲일반경찰 9만여명 ▲전·의경 5만 7,000여명 ▲일반직 8,000여명등 15만 6,000여명에 이르고 한해 예산만도 3조원에 달할 만큼 방대한 조직이 됐다.
경찰은 그동안 시국치안에 많은 인력과 시간을 빼앗겨 오면서도 선진외국의 치안상황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 민생치안을 나름대로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잦은 정치 사회적 격변으로 사회가 혼란하고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본연의 임무인 사회질서 확립에 노력, 안정된 사회 구축에 일조를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인력과 장비부족, 사기저하등으로 국민들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나라 경찰의 1인당 담당인구는 94년말 현재 497명으로 미국 일본 348명, 영국 376명, 프랑스 268명, 스위스 397명등에 비해 부담이 크다.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중요시됐던 정보·보안·경비등 시국치안분야가 여전히 형사·방범등 민생치안 분야보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로 인해 시국치안수요가 줄어든 요즘도 5대 강력범죄 검거율이 다소 감소하는등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민생치안 분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같은 상황은 경찰이 아직도 수사권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위상을 확보하지 못한데 근본 원인이 있다고 경찰관계자들은 말한다.
또 검찰로부터도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지 못해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처지에 놓여 경찰 스스로의 주도적인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시대의 출범으로 경찰은 새로운 도전을 받고있다. 21세기를 앞두고 국민이 바라는 민생경찰, 민주경찰, 과학경찰로 재탄생하기 위한 노력은 물론 자치경찰제도입을 요구하는 자치단체와의 조화도 「50년 경찰」의 과제이다.<남경욱 기자>남경욱>
◎서울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대여성 범죄라면 우리에게 맡겨라”/격투기에 능한 베테랑 여형사 총집합/장기출장·밤샘 예사 “성편견 허문다”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우리에게 맡겨라』
지난달 10일로 창설 4주년을 맞은 서울경찰청 강력계 여자형사기동대(대장 구본숙·구본숙 경위·38). 고난도 수사기술은 물론, 태권도·유도·검도등 격투기와 체포술등을 한 몸에 익힌 베테랑 여자 수사형사들의 집합체다.
구대장을 포함해 2개반 12명의 정예 요원으로 구성된 여자형기대는 창설이후 강간·약취유인·인신매매·가정파괴범등 대여성 범죄 근절과 호스트바, 여성전용사우나등 여성 유해환경업소 단속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평상시 여성관련 범죄 첩보를 수집하다가도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남자 형사들과 함께 투입, 흉기를 든 범인들을 직접 체포하기도 한다.
창설 초창기 멤버로 검도 2단의 김영희(28)경장은 『지난해 탁명환씨 살인사건에 투입, 결정적인 증거물로 피묻은 옷을 찾아내고 직접 범인 검거에도 참여했을때 짜릿한 쾌감과 형사로서의 뿌듯함을 느꼈다』며 당시의 체포 순간을 회상했다.
여자형기대가 창설이후 지난달말까지 올린 실적은 단속 2백66건에 검거 604명으로 이들중 290명을 구속하고 181명을 부녀보호소에 이첩·인계했다.
강한 여자로 외부에 비쳐지지만 여성으로서 말못할 속사정도 많다.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으로 대원 12명중 8명이 기혼인 이들은 『아내와 엄마로서, 딸과 며느리로서 해야할 도리를 하지 못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밤샘 근무과 장기 출장등의 연속인 형사의 길은 가족의 따뜻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여자형기대는 수사방향을 전환, 수사력을 전국적이고도 고난도의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구대장은 『대원들이 정예화하면서 수사력을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대규모 범죄집단 소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희정 기자>박희정>
◎112만 누르면 1분출동… 2005년 실제 상황/21세기 경찰 첨단장비로 중무장/“범인이 숨을곳은 어디에도 없다”
어느날 새벽 인기척에 놀라 잠을 깬 회사원 김모(35·서울 용산구 남영동)씨는 강도 3명이 거실에 침입한 것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김씨는 일단 안방문을 잠그고 전화기를 들어 조용히 112를 누른뒤 경찰의 도착을 기다렸다. 강도가 눈치챌까봐 아무말도 못한채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종합지령실의 컴퓨터화면에는 김씨의 전화번호는 물론 집의 주소와 위치까지 정확히 나타났다.
지령실에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 인공위성을 통해 순찰차의 위치를 파악, 출동을 지시하는 인공위성위치시스템(GPS)이 가동을 시작했다. 그 즉시 지령실의 컴퓨터 화면에는 김씨집 반경 1이내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차량 3대의 위치가 나타났다.
순찰차는 차량내 컴퓨터단말기(MDT)를 통해 김씨집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1분여만에 도착, 집안을 뒤지고 있던 강도일당중 2명을 검거했다. 다른 1명은 창문을 통해 집밖으로 달아나 대기시켜 놓은 오토바이를 타고 노량진쪽으로 도주했지만 한강대교 입구에 설치된 차량번호자동판독장치(AVNI)에 번호가 포착돼 노량대로에서 길목을 차단한 경찰에 체포됐다. 컴퓨터가 내장된 AVNI가 도주 오토바이의 번호를 자동판독하는 순간 노량대로 검문소의 컴퓨터에 경보가 울려 범죄차량임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 시나리오는 경찰 창설 60주년이 되는 2005년 실제상황이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의 일부는 이미 경찰이 시범운용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세기초가 되면 완벽한 범죄즉응체제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경찰 연혁
▲45.10.21=국립경찰창설. 미군정청에 경무국설치
▲46.1.8=경무부로 승격
▲48.8.15=내무부 치안국으로 개편
▲53.12.23=해양경찰대창설
▲55.3.25=국립과학수사연구소설치
▲70.11.13=전투경찰대창설
▲72.2.22=경찰전문학교를 경찰대학으로 승격
▲74.12.24=치안본부로 개편
▲87.9.18=중앙경찰학교개교
▲91.5.31=경찰법제정공포
▲91.7.31=경찰위원회출범
▲91.8.1=경찰청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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